[특별기고] "해외유전 개발 기술력과 현장이 답이다"
[특별기고] "해외유전 개발 기술력과 현장이 답이다"
  •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 승인 2015.04.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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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 신현돈 교수

[베트남 석유개발 현장을 다녀와서]

[이투뉴스] 석유가 땅속 깊은 곳에 부존하고 사람들이 이것을 지상으로 생산해 낸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이 분야의 종사자들은 다양한 입체영상 기술과 경험을 통해 석유탐사의 성공률을 높이고 시추를 통해 확인된 석유를 지상으로 가장 경제적으로 많이 생산하는 노하우를 축적해오고 있다. 석유개발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랜 현장 경험에 기반한 축적된 기술과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 중심에는 기술 인력, 즉 사람이 있다.

필자가 북미지역에서 석유에 대한 공부를 하고 석유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본인이 살던 집에서 차를 몰고 30분만 근교로 나가면 석유를 퍼 올리는 메뚜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석유생산펌프를 흔히 볼 수 있었다. 또한 석유 탐사 및 개발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석유서비스기업들의 모습도 흔하게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비산유국에 가까운 한국에서는 이런 것들을 접하기가 힘들며, 이는 국내에서 현장 연계형 교육을 통한 석유생산 인력 양성을 힘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실전경험 많은 군인의 승전 확률이 높다 
전쟁에서 군인이 실전경험을 많이 쌓으면 전투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석유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일 역시 오랜 기간동안 축적된 경험이 중요하다. 어찌보면 한국의 자원개발 회사들이 초기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근본적인 원인도 현장 실무 경험이 있는 인력확보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석유개발 분야는 타분야와 비교하여 가시적인 기술 발전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이 분야의 종사자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석유개발은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시설을 지으면 20~30년을 생산하여야 한다. 핸드폰처럼 매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며 인기를 먹고 사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다.

▲ 베트남 슐럼버저사를 방문해 현장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한 채 현장을 둘러본 후 질의응답 중인 우리 학생들의 모습.

광구에서 생산이 시작되면 효과적인 생산 방법과 운영 기술은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지금과 같이 100달러가 넘던 유가가 갑자기 50달러 내외로 떨어져 수익성이 나빠질 경우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한 운영기법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 해외현장서 호기심 폭발하는 학생들
본인은 매학기 방학마다 우리 대학의 관련 학과 학생들을 데리고 해외 석유개발 현장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름에는 캐나다 석유생산 현장을 다녀오고 겨울에는 베트남 석유개발 현장을 다녀온다. 학생들이 북미의 석유회사를 방문하여 실제 광구를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기회를 갖게 해주기 위해서다.

▲ 캐나다 앨버타주에 있는 생상광구의 지상펌프.
현장을 방문한 학생들은 15년전 본인이 캐나다에 처음 공부하러 갔을 때 받았던 첫 느낌과 같은 감정을 얻고 돌아온다. 언젠가 Suncor, Husky 등 해외 석유회사를 방문하여 그들의 사업과 회사에서 필요한 운영기술 등을 소개받고 또한 젊은 기술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을 때였다. 우리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의 그들은 어떻게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회사에서는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한두 학생이 용기를 내어 질문을 하면서 일대일 인터뷰를 시작하게 됐다. 궁금한 것이 많았던 학생들은 질문을 쏟아냈고,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고서도 끝날 줄 몰랐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베트남 호치민시 기술대학과 함께 공동으로 석유회사, 석유개발서비스 회사를 방문했다. 석유개발서비스회사인 슐럼버저와 핼리버튼을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학생들은 각종 석유 생산장비를 직접 만져보고 설명을 들으면서 몇 명은 해외기업에 취업을 생각하는 친구도 생겼고, 현장에 있는 기술자에게서 인턴을 지원해 보라는 권유를 받은 친구도 나왔다.

특히 학생들의 관심이 많았던 곳중의 하나는 베트남 국영석유회사 산하 연구소로 석유 유체 및 암석 시료분석을 하는 실험실이었다. 석유 유체 및 암석 시료분석 실험은 산유국에서만이 가능하며 한국에서는 좀처럼 경험해보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해당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내에는 수요가 없어 관련 산업을 발달시킬 여건이 안된 것 뿐이다.

◆ 인력양성, 장기간에 걸쳐 시스템 구축 필요
아직까지 국내 대학의 교육 여건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연간 자원개발 인력 배출수는 에너지자원공학과를 둔 전국 10개 대학에서 400여명인데, 최근 몇 년 간 집중 육성한 결과다. 1980년대에는 자원공학과 소재 대학이 전국에 13개, 정원 520명이었는데, 그마저도 외환위기를 겪으며 관련 학과가 사라지며 2000년대초 전국 6개 대학에서 전체 정원이 110명에 불과했다. 

저조한 인력 배출은 전문 연구 인력의 빈곤과 궤를 같이 한다. 자원개발특성화대학 정책을 준비하던 2000년대초 당시 지식경제부는 국내 기업과 연구소의 전문인력은 약 700~800명에 불과하다며 일본은 자원 개발 전문가가 3500명에 달하고 미국은 단일기업인 아나다코사에만 3800명의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다는 수치를 들었다. 본인이 한때 근무했던 세계적인 석유회사 쉘은 연구인력만 2000명을 넘게 확보하고 있으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를 위한 다양한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전국 10개 대학에서 전체 정원 400여명으로 많이 회복됐지만, 이 역시도 아직 아쉬움이 많다. 에너지자원공학과에서 석유공학과 광산학을 동시에 교육시키며 외국의 석유공학과나 광산학과와 비교해 전임교육부족, 현장부재 등으로 현장 연계 및 실무형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전 시작된 자원개발특성화대학 사업과 해외자원개발 현장실무교육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원개발의 실상을 이해하고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좋겠다. 또한 진정한 국제 실무형 자원개발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수 있길 기대한다.

인력양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훌륭한 인재육성에 걸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당사자들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주워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실천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왼쪽에서 세번째)와 인하대 학생들이 지난 겨울 방학기간 베트남 석유개발현장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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