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는 후진, 삼천리 주춤하는 사이 GS가 싹쓸이
사업전망 시각차 및 투자성향 따라 정반대 행마 눈길

[이투뉴스] 만성적자를 견디지 못해 매물이 쏟아지는 등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집단에너지 민간 빅3로 불리는 SK와 GS, 삼천리가 근래 들어 극명하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가 주요 사업장을 팔아치우고 있으며, 삼천리도 일부 프로젝트를 보류·중단하는데 반해 GS만 유일하게 M&A(인수·합병)를 통해 집단에너지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는 등 왕성한 영역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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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민간부문 양대 축으로 평가되는 SK와 GS는 물론 에너지전문기업으로 굳건히 자리 잡은 삼천리는 90년대 중후반 이후 집단에너지 및 발전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 들었다. 각기 주력이던 정유와 가스 부문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든데다 발전 및 집단에너지 분야의 민간진입이 허용되면서부터다.

많은 도시가스사를 거느리던 SK E&S가 가장 앞장섰다. 2006년 익산에너지 흡수·합병을 시작으로 김천에너지서비스 설립까지 산업단지 열병합 분야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자회사인 코원에너지서비스를 통해 지역난방(강일지구, 하남미사지구 등 하남에너지서비스)에 뛰어 들었고, 위례신도시 집단에너지사업권(위례에너지서비스)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소사벌지구도 두산건설로부터 인수했다.

국내 최대 도시가스사인 삼천리는 지역난방으로부터 도시가스를 방어하기 위해 집단에너지사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2004년 최대 경쟁자이던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함께 인천종합에너지 설립에 참여하면서 발을 담갔고, 2006년에는 한난과 다시 손잡고 휴세스를 설립, 경기 서남부권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이후 경쟁업체들과 치열한 인수전 끝에 안산도시개발 지분을 인수한 것은 물론 2008년에는 광명역세권으로 CES사업까지 진출했다. 뒤이어 2009년에는 고덕국제지구를, 2011년에는 GS와 공동으로 광명·시흥 보금자리지구 사업권도 취득했다. 또 경기그린에너지(연료전지발전)를 비롯해 S파워(안산복합발전)를 통해 본격적인 전력판매 및 신재생사업에도 나섰다.

GS그룹의 집단에너지사업 진출은 2000년 한전과 한난으로부터 안양 및 부천열병합 및 열공급부문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그 이후 오랫동안 추가 진출 없이 GS칼텍스가 정유부문을, GS파워는 집단에너지, GS EPS는 발전사업을 하는 전문화 전략이 유지됐다.

집단에너지와 발전부문 투자에 적극적이던 3사의 길이 흩어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집단에너지는 예전부터 어려웠지만,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주던 발전분야 시장상황까지 변하면서 본격적으로 길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SK E&S가 집단 및 발전부문 신규투자를 중단한데 이어 3개 자회사 매각에 나서면서 첫 이탈자로 기록됐다. 평택에너지서비스(100%)와 김천에너지서비스(80%), 전북집단에너지(100%)를 하나파워에 매각(1조800억원)하고, 여기서 확보한 자금으로 셰일가스를 비롯해 자원개발부문 및 대중국 투자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이다.

삼천리 역시 최근들어 집단에너지 및 발전사업에 손을 떼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산도시개발 인수와 휴세스 및 S파워(안산복합발전) 설립 등을 통해 경기 서남부권 집단에너지 맹주로 자리 잡았지만 뒷심부족으로 힘을 못 쓰고 있다. 인천종합에너지 지분을 GS에너지에 팔았고, 고덕국제화지구 사업권도 한난에 넘겼다. 집단에너지 및 전력부문에 대한 인력도 대폭 줄였다.

SK와 삼천리가 죽을 쓰는 반면 GS그룹은 쓸만한 매물들에 대해선 적극적인 인수에 나서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STX에너지(GS E&R로 명칭 변경) 인수를 시작으로, 청라에너지 지분 매입, 인천종합에너지 경영권도 사들였다. 향후 LNG직도입 및 열연계 등 연관성이 큰 신평택발전과 동두천드림파워 지분도 샀다.

이들 3사의 엇갈린 행보는 기본적으로 집단에너지에 대한 사업전망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어렵다는 것에는 생각이 일치하지만 언제쯤 회복할 것인지에 대해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것이 투자성향까지 바꿨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까지의 투자로 적잖은 이익을 챙긴 GS는 현 상황을 바닥으로 인식해 재투자에 나선 반면,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집단에너지 분야에서 별 재미를 못 본 SK와 삼천리는 떠날 채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택의 결과는 집단에너지사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지 집단에너지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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