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대로 된 진단·처방 필요한 가짜경유 판매
[기자수첩] 제대로 된 진단·처방 필요한 가짜경유 판매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5.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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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난방용 연료인 등유를 차량 연료유인 경유로 판매한 석유판매업자 일당이 또다시 검거됐다. 사건을 맡은 강원 동해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64만리터, 6억7000만원 상당의 등유를 경유로 판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등유가 경유보다 리터당 500원이 저렴한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덤프트럭이 한번에 100리터가 넘는 양을 주유하기 때문에 한대당 5만원 이상의 차액을 챙길 수 있다.

사실 건설현장에서 경유를 넣어야 할 차량에 등유를 넣는 일은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석유일반판매소사업자가 등유를 경유로 속여 팔기도 하고, 덤프트럭 등 현장기사들과 경유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조건으로 쌍방간의 합의 하에 등유를 넣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사실 경유보다 등유가 더 질좋은 기름"이라는 말들도 공공연하게 회자된다.

특히 최근 몇년 새 이처럼 석유일반판매소사업자가 난방용 등유를 차량 연료로 불법판매하다 적발된 건수가 상당히 늘었다. 정부가 주유소에서의 가짜석유 판매 처벌을 강화하면서 가짜석유 판매자들이 석유일반판매소로 크게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일반판매소는 정부의 도시개발로 난방유가 도시가스로 대체되며 판매처를 잃어, 그 수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2000년 전국에 7274개 였던 업소는 현재 2900개로 줄었다. 이중 200여개는 폐업조차 하지 못해 휴업중이다.

최근 몇 년간 폐업을 못하고 휴업하거나 폐업하려는 석유일반판매소는 가짜석유 유통 수단으로 변질되기가 쉽다. 해당 업체를 임대받아 지위를 승계해 해당지역 석유일반판매소의 문을 닫아 놓고 석유일반판매소의 사업자 등록증만 이용해 타 지역에서 건설현장 등에 가짜경유를 공급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을 보면 불법행위를 하다 적발돼 해당 행위가 공표된 업소가 전국 51개다. 사업자 등록년도 별로 나눠본다면 전체 51개 중 2013년 이후 등록한 업소가 39개로, 77%를 차지한다.

강원 동해경찰서에서 적발된 이들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매번 유사한 행태가 반복될 소지가 높다.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정부나 유관기관은 이런 사실을 외면하는 모양새다. 제대로 된 진단과 제대로 된 처방이 필요한 곳은 정치권만이 아닌 듯하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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