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산업부는 신규 원전건설과 노후원전 폐로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를 올해 상반기 안으로 미뤘다. 이 같은 방침은 지난 달 29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공식 확인됐다.  

특히 불확실한 전력수급예측으로 인한 과도한 전력예비율 책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요한 사안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두달여간의 빠듯한 시간이 남은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업계는 원전 중심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업부가 넉넉한 전력예비율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신규 원전을 통한 전력수급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 4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시 공급의무 이행목표 10% 달성을 2022년에서 2024년으로 2년 늦춘 움직임과 대조된다. 이쯤 되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대한 정부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의혹이 제기될만하다.

대규모 풍력단지 건설이 미진하지만 태양광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태양광 입찰시장의 경쟁률만 따져도 10대1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물량 중 160MW만 선정된다고 볼 때 1600MW가 넘는 물량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는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원전 1기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시공업체들마다 40~50개의 신규 물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생산량으로 볼 때 부족할 수 있어도 설비보급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전반적인 국내 경기침체로 인해 오갈 데 없는 자금이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몰렸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추론이다. 여기에는 퇴직금 등 퇴직자들의 은퇴자금이 상당수 투자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발표를 믿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3년이 유효기간인 REC공급인증서의 만료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만료를 앞둔 REC공급인증서 물량이 많지 않지만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후를 생각해 은퇴자금으로 지은 태양광설비들이 결국 손해를 봤다는 점을 생각할 때, 과연 이번에 투자한 개개인의 분노가 어느 정도일지 예상은 어렵지 않다. 이 모든 상황이 정부나 관계기관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아보인다.

이제 와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축소하고 산업으로서 키울 생각이 없다며 정책을 뒤바꿀 생각이 아니라면 적어도 최소한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전원공급의 변방에 놓을 생각인지 정부의 의중에 의혹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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