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주 기초전력연구원 에너지밸리분원장 겸 국립목포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문채주
기초전력연구원
에너지밸리분원장 겸
국립목포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문채주] 전력산업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서 지난달 22일 정부는 에너지신사업 3개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에너지 신산업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및 수요관리 등 에너지 분야 주요 현안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문제 해결형 산업으로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 타운, 제로 에너지 빌딩, 에너지저장시스템, 에너지 자립섬, 수요자원 거래 시장, 태양광 대여, 발전소 온배수열 활용사업 등 지난해 6개 분야에서 친환경 에너지타운과 제로에너지빌딩 등 2개 분야를 추가시킨 8개 분야로 규정하고 있다.

극심한 국내 수요창출에 목마른 기업입장에서는 에너지신산업의 등장은 환영할 일이다. 지난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를 주축으로 녹색성장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대규모 연구비 투입, 테스트베드의 설치와 시험, 다양한 법과 제도의 신설과 개편 등의 조치로 기업들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전력산업 뿐 아니라 IT, 자동차, 건설, 설계, 조선 등 수 많은 업체가 경쟁적인 참여 및 동조로 커다란 붐을 일으켰다.

스마트그리드의 경우 제주도 실증단지에 참여했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사업화가 지지부진하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여 사업에서 철수 혹은 축소시켰으며 더불어 실망감을 크게 토로했다. 최근 발표한 에너지신산업의 가시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너무 계획적인 프로그램에 의해서 추진된다면 지난 정부의 결과를 반복할 우려가 있다.

가장 적절한 사례로 친환경에너지자립섬을 보자. 정부의 사업공고 이후 지난 3월 친환경에너지자립섬 사업설명회에서부터 사업자들의 관심이 증폭되었고 지난달 27일부터 사업제안서 접수를 시작했다. 이 사업은 울릉도를 제외한 62개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도서지역도 육지와 동일하게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REC 가중치가 적용되고 울릉도사업에서 제시된 발전원가를 반영한 20년 SMP 보장이 사업가능성을 열어주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에너지신산업 3개년 추진계획에 의하면 국내 6개를 추진하고 해외에 3개소를 추진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에너지자립섬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근간으로 에너지저장장치를 통하여 전력을 공급한다. 따라서 기존의 디젤발전 운전시간을 최소화해 디젤에 의한 온실가스배출과 발전비용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에너지사업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에너지저장장치의 비용이 높고 풍력 및 태양광 구축비용을 감안하면 많은 투자비가 소요되어 민간입장에서 투자비회수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이다.

국내 대표적인 에너지자립섬은 진도군 가사도이다. 가사도 신재생에너지 자립섬은 가사도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100% 공급하는 사업으로 국비, 지방비 등 92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320kW, 풍력 400kW, 에너지저장장치 3㎿h 규모의 설비를 설치하고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섬 전체에 친환경 전기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특히 국내 최초로 EMS를 기반으로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이용한 전력 계통연계 기술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이 결과물을 대규모 섬인 조도, 거문도, 추자도 등에 적용하면 기술적인 축적과 함께 해외수출모델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의 경우 275개의 유인 도서중 약 70여개의 섬이 독립계통을 가지고 있으며, 연간 2~3개의 도서를 에너지자립섬으로 추진할 경우 약 3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산술적으로 5개 도서로 추진한다고 하여도 10년 이상이 소요되어 에너지 소외계층이 항상 상존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직접적인 투자가 없는 민간에 의한 친환경에너지자립섬 추진은 다수의 도서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시기 적절한 사업이다. 하지만 에너지신산업 3개년 추진계획에 의하면 국내 사업은 매년 2개씩 총 6개소를 추진한다. 물론 대표적인 사업으로 6개소를 제시한 것은 SMP 보장에 따른 예산반영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이 투자하는 사업에 제한을 두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추진할 경우 앞서 전남도의 예를 든 것처럼 사람이 거주하는 섬 전체에 대하여 친환경에너지자립섬 사업을 반영할 경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자립섬 구축사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주민수용성 확보로, 밀양사태 이후 국책사업을 비롯한 태양광이나 풍력사업의 경우 항상 대두되는 문제임을 모두 잘 알고 있다. 이는 정부가 해결할 성격도 아니고 할 수도 없는 사안이므로 광역지자체와 사업자가 나서서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모든 추진전략을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민간사업을 유도하기 위하여 사업성 확보에 필요한 SMP 20년 보장, 도서지방 REC 가중치 상향조정이다. 지금은 광역지자체의 에너지신사업 추진동력 확보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도록 정부의 지정방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