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천연가스가격 인상에 보복..에너지 분쟁 심화

벨로루시가 자국을 통과해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석유에 고액의 '통과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 양국 간 에너지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세르게이 시도르스키 벨로루시 총리는 3일 기자회견을 하고 벨로루시의 송유관을 통과해 유럽 국가들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석유에 이달부터 t당 45달러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석유 수출량의 5분의 1인 100만배럴이 현재 매일 벨로루시를 관통, 주로 독일과 폴란드의 정유소로 보내지고 있다. 이렇게 벨로루시의 파이프라인을 통과한 러시아 석유는 지난해 총 7900만t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BBC>방송 인터넷판은 벨로루시가 사흘 전 러시아와의 2007년도 천연가스 공급협상에 마지못해 합의한 뒤 '치고받기식' 보복 조치를 취한 것으로서, 일련의 에너지 분쟁으로 두 나라 관계가 틀어졌음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천연가스 가격인상 문제로 대립해온 러시아와 벨로루시는 지난달 31일 극적으로 공급협상을 타결지었으며, 이에 따라 벨로루시는 올해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 1㎥당 지난해의 47달러보다 2배 이상 인상된 100달러씩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은 이날 정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흥분한 목소리로 "오일달러의 홍수에 빠져 있는 러시아가 계속 벨로루시를 희생양으로 만들려 한다면, 우리는 부자 러시아에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전액 지불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가스값 인상을 '극도로 비우호적인 조치'로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영 석유운송업체인 트란스네프트는 벨로루시의 관세 부과 조치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그리고르예프 트란스네프트 부사장은 "석유는 러시아 소유인만큼 벨로루시가 수출세나 추가의 통과세를 부과할 수 없다"면서 "더욱이 통과료는 두 정부간 합의로 정해지기 때문에 러시아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바뀔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벨로루시의 조치가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단기적으로 러시아산 석유의 유럽 수송에 차질을 빚을 수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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