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최근 다국적 기업 로열더치셸의 북극해 시추 계획을 허용함으로써 에너지 자립을 통해 경제발전을 도모하며 안보를 더욱 튼튼히 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미국 동부 대서양 연안에서 50마일 떨어진 외변 대륙붕(OCS)에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원유 채굴을 허용한 바 있다. 셰일혁명에 이어 미국이 대규모 석유 및 가스 개발에 나선 것은 에너지 100% 자립 정책을 완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무부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은 지난 11일 셸에 알래스카 북서쪽 추크치해의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셸은 2011년 북극해 뷰포트해 지역 석유시추를 허가받았지만 이듬해 시추 시험 도중 오염방지 돔이 훼손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내무부가 시추허가를 재검토해왔다. 미국은 그동안 환경오염 등을 우려해 북극해를 비롯한 연안 지역의 석유시추를 금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근해의 석유개발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경제회생을 가속화시키고 중동지역 원유 의존도를 줄이려는 경제와 안보의 두가지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에너지자립률이 80%에 그치고 있는 중국이 러시아와 노르웨이 등을 통해 북극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이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림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같은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으로 미국의 에너지자립률은 현재 90% 수준에서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울러 세일 혁명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세계 석유시장 영향력이 급속하게 떨어진데 이어 이번 알래스카 석유시추 허용으로 중동 석유국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그동안 미국의 세계 전략 중 단연 수위를 차지했던 중동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도 점차 쇠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대대적인 석유자원 개발로 국제 유가 역시 과거 피크에 이르렀던 배럴당 100달러 이상은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셰일 개발로 유가가 60~70달러 선을 유지해도 채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다 미국이 알래스카 등 석유시추 허용으로 양산하는 단계에 이르면 국제유가 상승을 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석유시추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등은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라는 환경재앙을 피하기 위해 북극해 석유시추는 막아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면서 북극해 석유시추로 빙하 유실이 가속화돼 기후변화가 촉진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정책 대전환에 걸맞은 우리의 에너지정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와 토론을 통해 우리나라도 100년 앞을 내다보는 에너지 정책을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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