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협회 경남지회 “영세 주유소 생존권 위협해 지역경제 몰락시킬 것”
거제축협 “기득권 위해 24만 거제시민 편익 침해하려는 업계 이해 안돼”

[이투뉴스] 거제축산농협이 거제시 상동동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 주유소 입점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유소협회와 거제 주유소 대표들이 반발하고 나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경남지회(지회장 심문수)는 26일 심문수 주유소협회 경남지회장을 비롯한 거제 관내 주유소 대표 30여명이 거제시청 앞에 모여 한 시간 가량 집회를 열고 “영세주유소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거제 축협 주유소 입점은 철회돼야 한다”며 반대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대형마트 1곳이 입점할 경우 지역 내 소규모 슈퍼마켓 22곳, 재래시장으로 상징되는 식료품 소매점 20곳, 전체 소매업 사업체 83곳이 문을 닫고 있다.

이에 따라 협회 경남지회는 거제 축협 주유소가 입점될 경우 농협중앙회의 수익 극대화 논리에 편승한 지역경제 몰락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문수 경남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거제 축협이 주유소 입점을 추진하는 이유는 석유제품을 노마진 미끼상품으로 판매해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집객효과 때문”이라며 “이를 통한 석유제품 이외의 매출을 늘려 수익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거제축협의 주유소 입점에 따른 피해는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의 매출액 증가에 따라 주유소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재래시장 등 지역 소상공인의 피해로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거제축협의 주유소 입점은 일시적인 기름값 인하 효과는 거두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선량한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심 회장은 “일반 자영주유소들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대규모 도산한다면 소비자 선택권은 좁아지고 오히려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것이며 경쟁자가 없어진 거제축협 주유소는 독과점 시장에서 수익차원의 경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거제축협 측은 “기득권을 위해 거제시민 전체의 편익을 막으려는 이기주의”라고 맞받았다.

유치환 거제축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사업추진단장은 “농협 폴 주유소는 정부가 농협법에 의해 협동조합이 유류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적법하게 명시한 사업 중 하나”며 “값싸고 품질 좋은 유류를 24만 거제시민에게 제공하려는 것을 사업자들은 기득권 침해로만 폄하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 단장은 “현재 거제축협이 입점시키려는 주유소는 기존 주유소들과 도로상 진행 방향이 달라 사업자들이 고객 이탈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며 “건립 중인 유통센터 내 셀프 주유소 2~3대의 소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유통센터 내 주유소는 센터 입구를 통과해야만 진입이 가능한 쇼핑객 편의시설이며 주행 중이던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어서 기득권 침해라는 시각은 옳지 않다”며 “입점여부도 검토단계일 뿐 공사가 시작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주용 거제축협 총무담당 차장 역시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차장은 “만약 거제축협 주유소 입점이 부당하다 생각했다면 기자회견을 열기 전 의견조율이나 사전협의를 축협 측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절차 없이 주유소 대표들이 모여 기자회견부터 여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거제축협 측은 축협 주유소 입점에 대해 ‘장바구니 물가 안정’이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을 위해 축협 주유소 입점은 철회돼야 한다는 주유소업계 측과 같은 이유로 입점돼야 한다는 거제 축협 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편 거제축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2013년 9월 착공을 시작으로 3년째 건립 중이며 오픈까지는 2~3개월을 남긴 상황이다.

현재 주유소 입점 여부는 검토단계에 불과하지만 유통센터 운영이 시작되면 주유소 입점에 대한 구체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 주유소업계와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