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보다 도입 의존, 연구개발 의식 미약

우리나라 중전기기산업의 원천핵심기술의 해외의존도가 높아 이를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중전기기업계에 따르면 기술개발 및 품질관리, 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중전기기산업 기술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술력 향상속도가 늦어 기업의 개발능력 수준이 소비자 기술요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전기기 분야 중 변압기, 발전기, 전력변환장치 등의 정기기기 기술은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왔으나 일부 핵심 부품소재부문은 취약해 이에 대한 기술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전 기기산업은 그동안 내수지향형으로 자체기술개발보다는 해외기술을 도입해 성장해 왔다. 따라서 제작기술 수준은 향상됐으나 설계기술, 소재기술 등 원천 핵심기술은 해외의존도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변압기(83), 전동기(80), 발전기(88), 개폐기(83), 차단기(81), 전력변환장치(90)으로 최고보유국인 미국(100)을 기준으로 기술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쟁대상국인 일본에 비해서도 떨어져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전기기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중전기기 분야 자체가 내수산업으로서 우리나라 시장규모가 작고 단체수의 계약 등 중소기업 우대 정책으로 인한 중소중전기기 업계의 기술개발 의욕을 저조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66KV, 154KV, 345KV 등 초고압 변압기 등에 소요되는 초고압기기 기술력을 현대중공업, 효성 등이 충분히 갖추고 있으나 시설투자가 타 산업에 비해 컸지만 투자회수 기간이 장기간 소요됨에 따라 기술개발보다는 기술도입에 의존해 연구개발 의식이 미약했다"고 설명했다. 즉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해 오면서 해외 다국적 기업에 경쟁우위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전력시장 개방에 대비해 다국적기업과 경쟁 시 경쟁우위를 점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 강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특히 해외의 경우 선진국의 기술보호의 심화 및 핵심기술이전 기피현상까지 나타남에 따라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전기 부품소재의 기술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관련업계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전기기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장치산업의 특성상 막대한 시설투자가 요구되고 설계 및 제작에 장기간 소요되는 결과, 일부 선진국가가 국제표준을 주도함으로써 국내기업의 독자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선점이 용이하지 않았다"면서 "현재는 부품소재산업진흥원도 생겨 전기 부품 소재 기술개발을 조직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으며 전력산업기반 기금 등의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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