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도시가스사에 통입 서류를 접수하는데 40만원을 달라고 해요. 현장에 와보지도 않고 서류만 받으면서. 기가 막혔지만 꾹 참고 사정해 겨우 20만원으로 줄였습니다. 이러면서 무슨 도시가스 수요를 늘리기 위해 전사적으로 나선다는 건지 이해가 안갑니다. 자기들 판매물량 늘어나게 해주는데…”

“설치하는 곳마다 상황이 조금 다르겠지만, 우리가 접수시키는 도시가스사는 8만원을 받고, 서류도 한 장뿐인데. 그 회사는 생각이 없네”

요즘 인기가 늘어나고 있는 가스 빨래건조기를 수요가에 설치한 후 도시가스 연결을 위한 통입서류 접수 과정에서 드러난 도시가스사의 자세를 평가하는 시공업자들의 대화다.

도시가스 판매물량 둔화세가 확연해지면서 각 도시가스사마다 가스이용기기 보급 확대 등 대책마련에 고심이 이만저만 아니다. 지난해부터 도시가스사와 가스기기 제조사 간 업무협약이 잇따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양측의 셈법이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임하는 도시가스사의 자세는 회사별로 차이가 크다. 도시가스 판매물량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서류 간소화와 함께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올해 1분기 상장 도시가스사의 경영성적표를 보면 8개사 모두 판매량 증가세 둔화와 도매요금 인하로 매출액이 줄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이익률은 천차만별로 대조적이다. 영업이익이 60% 이상 늘어난 곳이 있는가하면, 30% 이상 줄어든 곳도 있으며, 순이익도 크게 늘어난 곳이 있는 반면 반 토막이 난 곳도 나온다.

단위물량이 큰 산업용의 비중과 소매공급비용 조정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지만, 그게 전부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가스 빨래건조기 통입 서류를 접수하는 각사별 자세에서 그 단초를 찾으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일까. 작은 부분이라도, 아니 작은 부분일수록 더 충실히 임해야 한다. 그게 전체를 어떻게 바꿀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때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가 어록으로 떠오르며 세간의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생존게임에서 내부의 각성과 혁신을 강조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지금의 도시가스업계가 처한 위치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건 기자만의 판단일까.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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