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C 기술을 잡아라

앞으로 41년 내에 매장된 석유가 모두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비석유 에너지원 중 누가 포스트 오일의 주인공을 차지할 것인가는 모두의 관심이다. 그중 최근 청정 석탄 기술의 발전 및 고유가 지속에 따른 석탄액화의 경제성 확보로 석탄이 포스트 오일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석탄이 포스트 오일의 주인공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기술과 석탄액화에 대한 청사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정부는 최근 한국형 IGCC 기술 확보를 위해 사업단을 발족시키는 등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IGCC 기술과 석탄액화는 생소한 부분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IGCC와 석탄액화에 대해 ▲IGCC 국내 현주소 ▲IGCC 해외동향 ▲IGCC 전망 ▲세계는 지금 석탄액화 전쟁 중 ▲석탄액화 기술 현황 및 전망 등으로 나눠 5회에 걸쳐 보도한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석탄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석유를 대체할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산업혁명 시대 이후 주력 에너지원으로 귀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자원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소리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CO2) 저감을 위한 방안으로 현재의 석탄화력발전 플랜트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 Intrgrated coal Gasification Combined Cycle)이 제시되면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안달홍 한전전력연구원 석탄가스화복합발전 연구팀장(석탄 IGCC 사업단장)은 "IGCC는 고효율 발전기술이며 환경성능이 매우 우수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 "21세기 석탄이용화력발전의 주력을 담당할 수 있는 유일한 발전방식"이라고 극찬했다.

◆높은 열효율의 IGCC
IGCC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운용 중인 일부 화력발전소의 경우 석탄회 부착문제로 인해 회부착성 판정지표인 회융점이 낮은 석탄을 사용하기 어려우나 IGCC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에너지 수급 안정성 확보, 이용 가능한 탄종의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또 IGCC는 열효율이 높으므로 단위 발전전력량당 이산화탄소ㆍ황산화물ㆍ질소산화물ㆍ분진의 발생량을 저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석탄회의 매립시 용적을 지금의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더욱이 IGCC가 보급되면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가격 견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LNG의 송전단(송배전 선로에서 전력을 보내는 첫 부분) 열효율이 30~35%인데 반해 IGCC의 상용설비는 46~48% 범위로 높게 예측되고 있다. 또한 향후 연료전지와 조합하게 되면 송전단 열효율은 50% 이상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약을 준비하는 국내 IGCC
이처럼 기존 석탄 화력발전 방식에 비해 발전효율이 우수하고 환경 오염물질의 획기적 저감이 가능한 IGCC는 우리나라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고가의 건설단가와 설계 등 핵심기술 확보의 어려움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연구소 중심의 기초 연구 수행에 그쳐왔던 것이다.

정부는 1988년부터 2002년까지 IGCC분야의 기술개발에 37개 과제 총 282억원을 투자해 왔다. 그러나 투자환경의 열세로 기반기술 및 파일롯급 설비ㆍ설계, 건설 및 운전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의 1~3톤/일 석탄가스화 설비와 고온탈황, 고온집진설비의 운전결과를 통해 소규모 석탄가스 공급기술과 설비 개발을 완료한 상황이다. 또 5~10톤/일 규모의 고온ㆍ고압 가스화용융 설비를 자체기술로 설계, 제작, 건설, 운전할 수 있는 기술수준이며 50~100톤/일 규모까지 IGCC 플랜트 설계와 건설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
그러나 IGCC를 상용화시킬 수 있는 급인 2000톤/일 규모는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윤용승 고등기술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고온탈황 및 고온집진 분야는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으나 설비 규모 면에서는 크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박사는 또 "공정 및 단위장치 전산해석 분야는 선진국 수준"이라며 "그러나 대형 플랜트 서례 및 운전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산업자원부는 IGCC 실용화를 위해 지난 3월 제14차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의 심의를 거쳐 사업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 기본계획에 따라 정부는 300MW급 IGCC 실증사업 세부기획을 위한 산ㆍ학ㆍ연 전문가 데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지난 8월 '석탄 IGCC 실용화사업 기획연구 보고서'를 마련했다.
산자부는 기획연구보고서와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지난 9월 말 사업공고, 11월 초 사업계획서 접수 및 평가를 거쳐 최근 석탄 IGCC 실용화 사업을 본격 착수할 사업단장 선정을 마쳤다. 이번에 추진되는 석탄IGCC 실용화사업은 오는 2014년까지 총 9년간 상용급인 300MW IGCC 설계기술을 화보하고 실증플랜트를 제작ㆍ건설ㆍ시운전을 하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이다.
김영삼 산자부 신재생에너지팀장은 "IGCC상용기술의 체계화ㆍ종합화를 통해 2010년 이후 설비 노후에 따라 폐지되는 국내 석탄화력 발전소를 국내기술 IGCC로의 대체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해외 플랜트 수출 역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GCC 관련 기술 꾸준한 성장세…특허는 미흡
우리나라의 IGCC 관련기술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으나 특허동향으로 살펴본 기술수준은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 최병철 특허청 심사관은 "IGCC 기술개발은 해외 선진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며 "국내에서도 IGCC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감안해 산ㆍ학ㆍ연 연계를 통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나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IGCC 관련 기술 분야의 연도별 특허동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ㆍ일본ㆍ유럽의 전체적인 추세는 다소 불규칙한 변동 폭을 보이나 전체적으로는 1991년 전후한 기간의 감소세 이후 꾸준한 출원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내ㆍ외국인의 국내 출원 점유율을 단순 비교해 보면 내국인 출원 점유율이 우리나라는 66.4%를 나타내고 있어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해외출원은 유럽에 단 1건으로 거의 전문해 국외에서의 특허활동이 매우 미흡하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산ㆍ학ㆍ연ㆍ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효율적인 기술개발 시스템 구축과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R&D투자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최심사관의 조언이다.
또 국내 시장 보호는 물론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IGCC기술의 국내 고유 모델 및 독자적인 기술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심사관은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해외 경쟁국의 특허에 대한 방어 전략 및 공격적 권리수립을 위한 지적재산권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IGCC의 모든 것…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 Intrgrated coal Gasification Combined Cycle) 기술은 석탄을 고온에서 부분 연소시켜 가스화해 일산화탄소 50%와 수소 30%로 구성된 연료가스로 전환하고 부식성 가스 및 분진을 제거한 후 가스터빈의 연료로 사용한다. 한편 석탄이 가스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과 가스터빈 배기가스 열을 회수해 증기를 생산,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복합발전방식이다.
IGCC의 상용설비는 송전단 열효율이 46%에서 48% 범위로 높게 예측되고 있다. 또한 대기오염물질 저감 및 고효율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등 환경보전성이 매우 우수한 발전기술이다.
연료로는 석탄뿐만 아니라 중유ㆍ오리멀젼ㆍ잔사유 및 바이오매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다수의 공정을 통합함에 따라 설비가 복잡하고 투자비가 다소 높은 단점이 있다. IGCC에 필요한 공정으로는 석탄 전처리 설비, 가스화기, 석탄가스 냉각기, 집진장치, 가스정제 설비, 산소 분리기, 가스터빈, 배열회수 및 증기터빈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스터빈이 총출력의 65%, 증기터빈이 35%의 전력을 생산한다. 아울러 석탄가스화 공정, 가스정제 공정 그리고 가스터빈 및 증기터빈 복합 사이클 등 여러 공정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이들 공정들간의 적절한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

 

 

안달홍 IGCC 사업단장 인터뷰

"지금이 국내 IGCC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적기다"
안달홍 IGCC 사업단장…정부의 적극적 지원 절실

 

"세계적으로 IGCC 기술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용화 진입단계에 있으며 향후 기술수요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지금이 국내 IGCC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됩니다."

2012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7% 달성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 달성과 석탄이용분야의 세계적인 기술력 확보 등 석탄IGCC실용화 사업 추진을 위해 힘찬 출발을 시작한 석탄IGCC사업단의 안달홍 사업단장(한전전력연구원 수화력발전연구소 IGCC 연구팀장)이 바라보는 IGCC의 현주소다.
석탄IGCC 사업단은 석탄이용기술분야 즉, 석탄을 청정연료 및 원료로 이용하기 위한 기술로서 석탄가스화복합잘전(IGCC), 석탄액화(CTL), 석탄으로부터 수소제조 및 이용기술 개발 등 석탄이용 신기술분야의 기술개발ㆍ상용화ㆍ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일괄프로세스의 프로젝트형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실증가스화 플랜트 설계기술 개발 ▲300MW급 실증 IGCC 플랜트 종합설계, 제작 및 건설 ▲실증 IGCC 플랜트 운영기술 개발 ▲300MW급 실증플랜트를 위한 테스트-베드(Test-Bed)구축 및 단위공정 국산화 기술 개발 등 4개 과제와 IGCC 응용 및 미래기술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안단장은 이러한 계획을 '한국형 IGCC기술확보를 위한 300MW급 설계기술 자립 및 실증플랜트 건설'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러한 목표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 서부발전을 포함한 5개 발전회사, 두산중공업, 엔지니어링회사, 대학교, 연구소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며 "향후 2014년까지 8년간 6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정부가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예상됨에도 이를 추진하는 것은 IGCC 분야가 환경친화적인 미래기술이라는데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우리의 기술력이 선진국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IGCC 상용화 기반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를 수행한 결과 세계적 상용규모의 1000분의 1수준의 실험용 플랜트 건설ㆍ운전기술을 확보했다"며 "IGCC를 구성하는 시스템 설계와 가스화 공정 둘 다 외국기술보유사의 60% 수준으로 자립했다"고 안단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안단장에게도 고민은 있다. 사업성공을 위해서는 기술 자립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 사실 IGCC가 고효율로서 환경친화적인 미래기술이지만 많은 국가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기투자비가 매우 높아 기술개발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하게 300MW IGCC 건설비에 대한 정부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IGCC 발전소 건설비가 기존 발전방식에 비해 현재 가격으로 약 25% 이상 높다"고 설명하고 "기존의 발전소에 비해 높은 운전유지비와 낮은 발전소 가동률도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석탄 IGCC 사업단은 안달홍 사업단장을 포함한 사무국 직원과 산업자원부,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산ㆍ학ㆍ연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석탄IGCC 사업단 운영위원회'와 '실무협의회'를 조직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실무협의회는 제1분과 IGCC 분과(위원장 김형택 아주대 교수), 제2분과 퓨처젠(FutureGen)분과(위원장 윤용승 고등기술연구원 박사), 제3분과 석탄액화(위원장 정헌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로 세분화돼 운영된다.
안단장은 "이 사업의 성공은 무엇보다 효율ㆍ가동률ㆍ투자비에 있어서 '세계최고수준의 300MW급 IGCC 발전소'를 국내기술로 설계ㆍ제작ㆍ건설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데 있다"면서 "국내 고유의 한국형 IGCC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ㆍ학ㆍ연의 역할분담과 공동의 노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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