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으로 '오일 머니'가 쏟아져 들어오는 중앙아시아의 자원부국 카자흐스탄에서 근년 들어 도박이 성행, 각종 사회·경제적 문제가 일어나자 정부 당국이 '도박 열풍'과의 싸움에 나섰다.

 

4일 카자흐스탄 언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1일자로 전국 곳곳에 있는 도박장과 카지노들을 카자흐스탄 최대도시인 알마티와 수도 아스타나 외곽의 두 마을로 옮기도록 하는 법률을 발효시켰다. 두 도시 외곽의 강변에 위치한 '도박 휴양지'는 중앙아시아의 라스 베가스로 불리는데, 아직 시설공사가 완료되진 않은 상태다. 정부의 이런 조치에 업자들은 많은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누구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리진 않고 있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자들은 이달부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설을 옮겨야 한다.

 

카자흐스탄에 도박 열기가 일게 된 것은 최근 유가상승 등으로 '오일 머니'가 대거 유입, 흥청거리면서 사회분위기가 해이해지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풍조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자흐스탄엔 현재 어둠침침한 소규모 뒷골목 도박장에서부터 서구식 고급 카지노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걸쳐 총 2000여개 도박시설이 있다. 카자흐스탄 국민 1500만명은 미국보다 약 20배나 적지만 도박장 수는 미국과 맞먹는 수준.

 

카자흐스탄 정부는 도박장을 제한된 지역으로 '몰아넣음'으로써 통제와 세무관리를 강화할 수 있고 도박장과 한탕주의의 '전국화'에 따른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카자흐 언론은 전했다.

한편 역시 막대한 석유 수입으로 호황을 누리는 러시아에서도 도박 풍조가 만연, 최근 당국이 카자흐스탄과 유사한 도박 규제 조치들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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