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주가가 전기료 인상 호재로 하루 만에 상승세를 회복해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4일 오전 11시3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1.67% 오른 4만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전력의 전기료 인상 효과와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표적인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증권과 메릴린치증권이 각각 전날과 이날 내놓은 한국전력에 대한 전망과 분석이 대조를 이루면서 주가도 이틀간 하락과 상승을 오가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우선 한국전력에 대해 긍정론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이번 전기료 인상 영향으로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호전되면서 주가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번 요금 인상은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의 영업이익을 13.2%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올해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이 4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2.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 들어 3번째로 요금 인상 결정이 내려지는 등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책 실행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데다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어서 이번 전기료 인상 요인은 전반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증권은 또 한국전력에 대해 장.단기 주가 전망과 밸류에이션이 모두 매력적이라며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종전 4만4400원에서 4만9100원으로 상향했다. 요금 인상과 환율 변동을 반영해 2006년과 2007년, 2008년 한국전력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각각 1%, 14%, 22% 상향했다.

메릴린치증권은 "주요 연료 가격의 약세는 올해 한국전력 주가의 가장 큰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며 "올해 연료탄 가격은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벙커C유와 LNG가격은 5%, 3.5%씩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전기료 인상 요인은 가변적인 것으로 한국전력의 펀더멘털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일축하며, 오히려 그간 주가 강세로 인해 조정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전력 주가는 작년 11월 초에 비해 19%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JP모건은 최근의 주가 상승은 과도하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하고 3만7500원의 적정주가를 제시했다.

JP모건은 "작년 11월 이후 한국전력의 주가상승은 연료비 부담 증가를 고려할 때 과도한 수준"이라며 "석탄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감소 부담이 상존하고 있는 반면 실적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료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 요인은 단기 호재에 불과하다"며 "지난 1980년대 이후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후 한국전력의 이익이 개선되면 다시 요금을 내리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전기료 인상 여부는 펀더멘털과 주가에 궁극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오히려 한국전력의 주가가 이익 개선 기대감을 선반영해 작년 11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추가 상승 여지는 많지 않다"며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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