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간 경제성 논란이 뜨겁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도시가스보다 지역난방이 더 비싸다는 것이다. 실사용량 기준으로는 6% 수준부터, 동일에너지 사용량으로 보면 20∼30% 넘게 비싸다고 주장한다. 최근의 도시가스요금 인하분까지 포함할 경우 격차가 더 늘어난다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역난방에 밀려 수세적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엔 도시가스가 더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산업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추진하는 수도권 열배관 고속도로(그린히트 프로젝트) 구축사업에 대한 대응성격도 일부 엿보인다. 지역난방이 공급되면 아파트가격까지 올라간다는 사회적 인식으로 수요를 뺏기던 도시가스사의 대대적 반격인 셈이다.

지역난방 측은 한편으로 뜨끔하면서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난은 열손실률과 개별보일러 효율 등의 경우 편차가 커 단순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점과 총괄난방비 등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난방면적 등을 무시하는 등 도시가스 자료가 허점투성이라고 지적했다.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도 최종소비자는 부가가치세 부담이 없는데도(공사가 부담 및 환급) 이를 포함시켰다며 평가 절하했다.

지역난방과 도시가스 간 경쟁과 반목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경제성 논란만 하더라도 전력기반기금 교차보조를 시작으로, 이윤철 교수와 박희천 교수의 효율비교 논란 등 이번 문제제기와 비슷한 과정을 수차례 겪은 바 있다. 연구자마다 어떠한 전제(효율, 손실률 등)를 달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논리적 모순과 객관적 비교가 불가능한 측면이 많아 여전히 결론은 모호한 상황이다.

이런 점을 들어 이해당사자인 사업자가 아닌 산업부 또는 에너지관리공단 등 공적성격의 기관이 지역난방-도시가스 간 난방비 비교가 가능하도록 관련 기준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문제를 더 이상 업종 간 밥그릇 다툼 성격으로 봐서는 안되고, 소비자의 알권리 측면에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작이나 볏짚에서 출발한 국내 난방방식은 이후 연탄→석유(LPG)→도시가스(지역난방)로 변화해 왔다. 정점을 차지해 승승장구하던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역시 이제 성숙기 내지는 수요정체기에 접어들어 미래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시대가 지나고, 전기난방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시그널도 곳곳에서 차고 넘친다.

“이미 집에 전기장판이나 전기온풍기 등 보조난방기기 없는 집은 없습니다. 최근 전기인덕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흐름이 전기로 넘어가는 전조현상입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간에 다퉈봐야 신경도 안써요”

LPG판매를 거쳐 현재 도시가스 지역관리소를 운영하는 한 사업자는 도시가스-지역난방 간 경제성에 대한 현장 소비자의 생각은 어떠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의 외침에는 적잖은 회한과 의미가 담겨 있다. 싸워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최고의 경쟁자, 전기가 바로 눈앞까지 와 있다는 경고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