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초여름 가뭄이 심상치 않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 경북 등 중부지역은 지난겨울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지하수와 계곡수가 취수원인 산간지역에서는 식수원이 말라붙어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 사지원리 10가구 주민들은 지난 5일부터 하루 한차례씩 급수차로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있으며 영동군 양산면 수두리 주민들도 5월23일부터 소방서에서 매주 두차례씩 식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울진군 역시 5월말까지 강수량이 170mm에 그쳐 예년의 70%에 불과, 7개마을 주민들이 제한 급수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가뭄이 계속된다면 단계적으로 7000여가구, 2만5000여명으로 제한급수가 확대될 전망이다.

봄가뭄에 이어 초여름까지 가뭄이 계속되면서 농작물 피해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경북 영덕군의 경우 평년의 57%인 153mm의 비가 내려 월말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3200여 핵타르에 걸쳐 잇는 고추와 콩, 감자 등 밭작물이 말라죽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강원지역도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수준인 149mm에 그쳐 밭작물 중 파종된 채소가 말라가고 물부족으로 인해 고냉지 채소 주산지에서는 아예 파종조차 못하는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소양강댐 유역의 강수량은 158.9mm로 예년 평균 241.2mm보다 82.3mm가 적었다. 5월 강수량도 28mm로 평년 평균치 84.1mm를 밑돌면서 지난 9일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154m로 만수위 190m보다 36m나 낮다. 특히 봄가뭄이 심각했던 지난 3월15일 157.84m보다 떨어져 최저 수치를 경신했다.

소양댐의 경우 앞으로 열흘 이내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업용수 등을 정상적으로 공급할수 없는 150m 아래로 수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양강 하류 한강 등의 수량 유지를 위해 소양강댐 방류량은 지난달 21일 이후 기존 28.2톤에서 60톤으로 늘렸다. 비는 오지 않고 있으나 방류량은 늘림으로써 하루 35cm씩 수위가 낮아짐으로써 이런 사태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양강댐의 역대 최저 수위는 1978년 6월24일의 151.93m. 이 때문에 저수율은 6월초 현재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가뭄이 장기화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은 한해 대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원도는 18개 시군과 농어촌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비비 47억원을 들여 관정 개발과 관수시설 설치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부도 가뭄 확산에 따른 지하수 및 계곡수가 취수원인 강원도와 경북, 경기, 인천 등의 도서와 산간지역 2955가구 5419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등 비상 급수체제에 들어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6월에서 7월로 늦어질 전망이어서 가뭄은 더욱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가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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