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백혈병 환자와 골수 100% 일치…선뜻 기증 동의

▲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선뜻 골수를 기증한 포스코에너지의 김도현 주니어 매니저

[이투뉴스] “보통 형제자매간에 진행되는 동종 골수이식도 이식이 가능한 확률이 25% 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혈연관계도 아닌 제가 100% 일치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것을 인연이라고 하는 거겠죠? 이런 특별한 인연인데, 골수기증은 당연한 거죠.”

포스코에너지(사장 황은연) 포항연료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이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인 골수를 선뜻 기증한 선행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3월초, 김도현 주니어 매니저(27)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전화 한통을 받았다. 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이 필요한 한 사람이 있는데 본인의 골수가 이식이 가능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김도현 씨는 군 제대 직후인 2010년 9월 30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서 신청했던 골수이식이 떠올랐고 망설임 없이 기증 의사를 전달한 후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이후 병원으로부터 기증을 받을 사람과 거의 100% 일치한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됐다.

“기증을 결심하고 골수이식을 위해 4월 중순 검사를 받고 나온 결과에 깜짝 놀랐습니다. 기증받을 사람과 저의 골수가 100% 일치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골수이식이 가능한 확률이 형제자매간에는 25%, 부모와도 5% 남짓하고 타인과는 2만분의 1에 불과하다는데 말이죠.”

김도현 씨가 골수이식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제대 후 대학병원 소아암 병동에서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다. 이때 우연히 골수기증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골수가 어떤 한 사람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절실할 수 있다는 생각에 샘플을 등록하고 기증서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번 기증을 위해 김도현 씨는 6월 중순 부산 해운대 백병원에 입원해 골수 채취를 실시했다. 일반적으로 조혈모세포 기증은 ‘골수기증’과 ‘말초혈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번에 실시한 기증 방식은 말초혈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필요한 조혈모세포만 기증자의 혈액으로부터 분리·채취하고 나머지 성분은 기증자의 반대쪽 혈관을 통해 다시 들어가는 이식 방법이다.

지난해 말 포스코에너지에 입사한 김도현 씨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열정 넘치고, 봉사정신이 남다른 직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찾아가 도와주는 봉사단체에서 4년 정도 봉사활동을 했을 정도로 남을 도우는 일에 항상 앞장서 왔다. 뿐만 아니라 헌혈을 통한 나눔에도 적극적이어서 지금까지 39번의 헌혈로 ‘헌혈 은장’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포스코에너지는 이 같은 김도현 씨의 아름다운 마음을 응원하기 위해 골수 기증을 위한 특별휴가와 함께 교통비와 입원비 일체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들이 김도현 주니어 매니저의 선행을 알 수 있도록 특별포상도 준비할 계획이다.

“골수 기증을 결심했을 때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코디네이터께서 이식 받으실 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지 물어 보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떤 분이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궁금하지 않더라구요. 우리 회사 사회공헌 슬로건인 ‘에너지 드림’처럼 제가 골수를 드림으로 해서 받으시는 분께서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얻고 빨리 건강해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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