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대말인 2억6000만년 전 지구는 화산 폭발에 따른 온실가스 방출로 극심한 기후변화가 반복됐으며 이로 인해 빙하가 녹고 열대우림의 위치가 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이자벨 몬태네즈 교수 등 연구진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지구가 빙하기에서 온난기로 접어드는 과정은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극심한 기복을 보이고 열대우림의 위치가 이동하는 등 매우 불안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페름기 중기인 3억년 전 지구는 빙하기로 남반구 대부분은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었고 북극해에는 얼음 덩어리들이 떠다녔으며 열대지방은 짙은 열대우림으로 뒤덮여 있었으나 이후 4000만년에 걸쳐 얼음이 녹아 지구 대부분 지역이 뜨겁고 메말라 초목이 드물어지면서 파충류와 독수리만한 잠자리들이 지구를 지배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당시의 토양과 암석 분석으로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추적하고 완족류 조개껍데기 화석으로 해수면 온도 변화를, 열대우림 화석으로 식물 분포 변화를 조사하는 한편 한때 남반구 육지의 대부분을 포함했던 곤드와나 대륙을 덮었던 빙산이 남긴 흔적으로 빙하의 이동을 추적해 컴퓨터 모델로 만들었다. 그 결과 당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오늘날과 비슷한 250ppm에서 2000ppm 이상 사이의 큰 폭을 급격히 오갔으며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 때는 남반구의 빙산이 줄어들었다가 농도가 낮아지면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실가스 때문에 고생대가 끝났다는 이론과 일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지구 기후가 계속 더워지면서 마침내 빙산이 급격히 영구 해빙됐을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지구 기후는 양극단 사이를 되풀이해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인 추세는 온난화 쪽으로 가다가 2억6000만년 전께 빙산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당시의 식물 화석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열대우림의 급격한 변화 흔적이 남아있는데 수천년 간격으로 한냉다습한 시기에는 나무 고사리 숲이 우거졌다가 고온건조한 시기에는 침엽수 숲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몬태네즈 교수는 "페름기의 온실 현상은 지구가 빙하기에서 얼음이 없는 기후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일한 기록"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이동은 완만한 변화가 아니라 수십만년에서 수백만년 사이에 고온과 저온 사이를 여러 차례 급격히 오간 극적인 변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의 이산화탄소 증가현상은 당시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일어나고 있어 당시 모델을 직접 적용할 수는 없지만 대규모 기후변화가 진행중일 때 예상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온 변화에 민감한 열대우림의 위치는 과거엔 계속 이동했지만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가로막힌 오늘날에는 이동이 불가능하다면서 "이동할 수 없으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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