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3탄] 집단에너지사업법 제1조에 해법 있다
[연재 3탄] 집단에너지사업법 제1조에 해법 있다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5.07.2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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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P 돌릴수록 손해 보는 전력보상체계 개선 시급
열연계 활성화 통해 네트워크 에너지로 거듭 나야

<기획연재 ①> 최악 벗어나 변화계기는 마련, 아직 갈 길 멀다
<기획연재 ②> "철저한 자기반성과 자구책 마련 선행 돼야"
<기획연재 ③> 집단에너지, 초심으로 돌아가야 미래 있다

#집단에너지사업법 제1조(목적) : 이 법은 집단에너지공급을 확대하고, 집단에너지사업을 합리적으로 운영하며, 집단에너지시설의 설치·운용 및 안전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절약과 국민생활의 편익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투뉴스] 도입 목적과 운영기준을 담은 국내 집단에너지사업법을 보면 여타의 에너지 관련 법률과는 다른 항목들이 있다. 우선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약에 능동적으로 대응 한다’는 조항이 눈에 띈다. 집단에너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한 수단이라는 것을 법 1조에 밝힌 것이다.

에너지 절약과 국민생활의 편익증진을 언급한 다음 내용도 주목받을 만하다. 국민생활의 편익증진이야 적잖은 법률에 등장하지만, 감히 어떠한 에너지이기에 보급하면 에너지 절약이 된다는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효율이 높은 CHP(열병합발전)와 소각열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사용이 늘수록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집단에너지의 특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게의 ‘에너지 사업법’이 소비자를 보호하고, 해당 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내용인 반면 이 법은 ‘집단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대놓고 집단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국민생활의 편익증진에 이바지한다고 말하는 셈이다.

실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집단에너지의 편익에 대한 입증은 끝났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4차 집단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에너지 절감 및 환경개선 효과는 명백하다. 에너지소비의 경우 개별난방에 비해 23.5% 절감할 수 있고, 오염물질 배출도 무려 49.2%를 줄인다. 온실가스(CO2) 역시 개별난방 대비 23%를 절감해 기후변화협약 대응에 적합하다. 절감액이 연간 1조8297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따라서 업계는 물론 많은 전문가들은 집단에너지사업법 제1조가 틀리지 않았다면 하루빨리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아직 거의 대접받지 못하는 분산전원으로서의 편익까지 고려할 경우 집단에너지 공급확대는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진단도 갈수록 늘고 있다.

◆열병합 전력계약제도 신설 등 전기부문 보상체계 절실
집단에너지(지역난방부문) 사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전력보상체계의 전면적인 개선이란 게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산업부도 상당부분 공감하는 눈치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천명했듯이 열병합발전이 분산전원으로서의 가치가 큰 만큼 이에 대한 편익을 제대로 보상해 달라는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근래 시장에 들어온 신규 집단에너지사업자는 하나같이 CBP(변동비 반영시장) 체제에선 고정비와 변동비 양쪽 모두에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집단에너지의 경우 도심 인근에 위치해 높은 부지구입비 등 고정비 부담이 과도해 현 CP(7.46원/kW) 수준으로는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급전가동이 아닌 열제약운전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재의 보상시스템(SMP와 증분비 중 낮은 금액)으로는 열병합발전소를 돌리면 돌릴수록 손해가 발생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SMP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열측으로의 비용전가로 인한 열부문 공급안정성까지 헤칠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대안으로 지역난방의 경우 전력과 난방 부문으로 회계를 분리, 전력부문은 시장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원가수준을 보전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력부문에서 SMP 등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최소수익(적정 투자보수율)을 보장하되, 열부문을 중심으로 집단에너지사업 정상화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 열병합발전 전력계약제도 흐름도

구체적으로 지역난방용 열병합발전량에 대해서는 전력거래소가 아닌 전기판매사업자(한전)와 ‘열병합발전 전력거래계약제도(APS)’를 맺어 전력을 판매하는 형태다. 현재 전력당국이 추진하는 VC(정부승인 차액계약제)와 비슷한 것으로, 열병합발전 가동 시 최소이윤을 보장받는 대신 초과이윤도 포기하는 방식이다.

이는 유럽 각국에서 에너지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열병합발전 확대를 국가목표로 정하고 다양한 지원을 실시하는 정책과 닮아 있다. 실제 독일의 경우 열병합발전법을 통해 2020년까지 CHP 비중을 25%까지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1.8€cent/kWh) 지급 및 에너지세 감면(1.2€cent/kWh) 등을 펼치고 있다.

많은 전력 및 집단에너지 전문가 역시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다. 김래현 서울과기대 교수는 “집단에너지가 기여하는 피크부하 저감효과는 물론 송전망 회피 등 분산전원 편익의 경우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극단적으로 집단에너지가 망해버리면 나라 전체에 부담이 되는 만큼 국가든 전력당국이 됐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역전기사업 역시 공급권역에 공급하고 남아 시장 또는 한전에 판매하는 전력량에 대해서는 CP를 지급하는 방안이 제도개선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중앙급전기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에 따른 용량요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논리다. 또 현재 6∼9월로 돼있는 전력거래소와의 거래기간을 5∼10월로 연장해 경영개선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열연계 통해 원가차이 해소…구조조정 필요성도 증가
소수 대형사업자를 제외하고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전락한 지역난방(구역전기)사업 재도약을 위해선 열부문의 수익구조 개선 역시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측면에서 100MW를 기준으로 LNG직공급 여부를 구분하는 가스요금 개편이 시급하며, 판매측면에서는 정부의 요금규제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현재처럼 발전용량에 따라 연료비 차이가 20% 이상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소규모 사업자는 살아 날 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나서 열 및 전력요금에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원가구조 차이로 인해 집단에너지사업 존립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선 안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열요금 가격상한제 규제에서 벗어나 인센티브 규제를 통해 비용회수와 효율개선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다만 일물일가 원칙과 함께 소비자 수용성이 일시에 무너지지 않도록 요금격차 허용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최소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급권역의 넓이와 공급세대 수, CHP 규모 등으로 발생하는 원가차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배관망 연계 및 열거래를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은 물론 소규모 사업자의 수익성 개선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부가 앞장서고 있는 이 계획은 그린히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며, 국가 열지도 작성과도 일부 맞물려 있다.

▲ 열배관망 건설 통한 지역난방 열거래시스템 구조도

추진방안으로는 지역별 열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자들을 하나로 묶고, 중앙에 열거래센터를 구축해 열수요와 공급에 따라 열요금이 결정되도록 시장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이다. 폐열과 잉여열 등 저가열원부터 수요에 맞춰 가동, 생산원가를 낮춤으로써 집단에너지 전체의 사업성을 제고할 수 있다. 현재 거래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전력거래시스템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다만 이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열생산설비(CHP 및 HOB)는 가동을 줄이거나 시장에서 퇴출을 유도하는 것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네트워크에 접속이 어려운 소규모 아일랜드 사업장의 경우 다양한 지원에도 불구, 회생이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도시가스 개별난방 전환 등 과감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외부에 의존만 할 것이 아니라 업계 스스로 적극적인 수요개발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집단에너지가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해 높은 효율이 최고의 장점이라면, 동절기에만 수요가 넘치고 하절기에는 열을 버려야 하는 상황은 최대 약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습냉방기 등 냉방용 수요개발을 비롯해 빌딩, 업무용 건축물에 대한 공급시스템 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EU 처럼 온실가스 감축효과 보상체계 마련은 당연
CHP의 높은 에너지효율과 함께 미이용 열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집단에너지의 오염물질 저감 및 온실가스 감축효과 역시 어떠한 형태로든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미 EU를 비롯해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열병합발전에 대해 배출권 무상할당, REC(신재생 공급인증서) 또는 EERC(에너지효율 공급인증서) 발급 등을 통해 지원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지역난방 온실가스 절감비율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열병합발전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분에 대해선 국가적으로 적정한 보상을 통해 정책형평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CHP의 에너지소비절감에 따른 감축량을 반영해 배출권거래제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전기를 생산하면서 열까지 활용할 경우 REC 등 보상금액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미활용 열에너지를 이용,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인정받는 경우에는 배출권 할당을 비롯해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발급 등의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석탄발전소 온배수를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것처럼 이보다 국가적 편익이 더 많은 열병합발전 역시 비슷한 대우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집단에너지 재도약을 위해선 사업자 스스로 집단에너지사업법 제1조에 나와 있는 도입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정부 역시 왜곡돼 있는 시장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정비와 지원책 마련을 통해 집단에너지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신중린 건국대 교수와 김진호 가천대 교수, 조영탁 한밭대 교수 등 전력분야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론에 무게를 실었다. 그들은 ‘분산형 집단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연구’ 연구보고서를 통해 “열과 전력, 세제 등이 서로 얽혀 있는 상황에서 시장여건이 단기에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집단에너지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유도하는 과도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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