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도매가 2012년比 절반 수준으로 폭락
경부하 땐 석탄이 LNG대신 출력조정 감발

▲ 2014년 7월~2015년 7월 사이 전력시장가격(smp) 추이

[이투뉴스] 전력시장가격(SMP)이 바닥을 모르고 연일 신(新)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kWh당 월평균 84원선을 유지하더니 이달 현재까지 평균 81원선까지 내려섰다. 

이런 가운데 기저발전기인 석탄화력이 LNG복합 대신 SMP를 결정하는 비중이 늘고 있고, 휴일이나 경부하시간대(심야)엔 석탄마저 출력을 낮추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전체 발전기 이용률은 하계피크기간 진입이 무색하게 62%대(6월 기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LNG복합과 신재생 발전업계의 한숨소리가 깊어가고 있다.

27일 본지가 전력당국과 발전사들로부터 잠정 집계한 시장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월평균 96.62원을 기록한 SMP는 지난달 84.54으로 한달새 12원 넘게 폭락했다.

급기야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의 평균 SMP는 81.35원으로, 140원대를 유지하던 올해 1월과 견줘 40%이상 고꾸라졌다. 전력공급난이 극심했던 2012년(160.12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같은 도매전력가 하락은 전력수요 대비 공급력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주로 SMP를 결정하는 LNG발전기의 연료가격(열량단가)이 국제유가와 일정 시차를 두고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본지 7월 16일자 ‘원전 1기당 SMP 1~2원 하락…변수는 국제유가’ 기사참조>

LNG 열량단가는 작년 5월 Gcal당 7만8743원에서 올해 같은달 5만6727원으로, 같은기간 유류단가는 8만4632원에서 5만8350원으로 30% 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시운전중인 신월성 1,2호기까지 저원가 전원인 국내 원전 24기가 한때 풀가동하면서 계절수요 증가에 따른 상승요인을 상쇄하고 가격하락을 견인했다.

최종 소비자 전기요금이 정책에 의해 고정된 가운데 변동비로 급전순위가 결정되는 우리나라 시장체제(CBP)에서 SMP하락은 한전 수익에는 득이 되지만 LNG·신재생 수익에는 악재다.

예상을 뛰어넘는 SMP 하락과 지속적인 신규 기저전원 진입은 ‘LNG복합=첨두부하’라는 도매 전력시장의 기존 상식도 깨뜨리고 있다.

LNG의 SMP 결정비율은 지난 5월 95.3%에서 6월 94.5%, 이달 현재(1~23일 누계치) 86.1% 순으로 감소한 반면 유연탄의 결정비율은 5월 0.1%에서 지난달 3.3%, 이달 현재 8.5% 순으로 상승했다.

쉽게 설명하면 국내 모든 LNG복합을 돌릴 필요없이 원전과 석탄화력만으로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실제 석탄․LNG 발전사들에 의하면, 최근 2~3주간 일요일(휴일)과 심야 경부하 시간대에는 거의 모든 가스발전기가 돌지 않고 기저전원만 가동되는 경우가 잦았다.  

심지어 일부 시간대에는 원전 다음으로 발전단가가 저렴한 석탄화력도 전출력으로 발전기를 돌릴 필요가 없어 자동발전제어(AGC) 운전으로 출력을 낮춰 운전(감발)하고 있다.

AGC 운전이란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시스템이 수요 변화를 따라 지정된 발전기의 전력생산량을 통상 최대 20%(석탄기준)까지 낮추는 방법으로 공급량을 자동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이 역할을 응동성(빠른 시간내 출력을 증감하는 능력)이 좋은 LNG복합이 도맡아 왔는데, 기저발전만으로도 수요감당이 가능하게 되자 LNG대신 석탄이 첨두부하 역할을 맡았다는 뜻이다. 

현재 AGC 운전에 동원되는 지정 발전기는 OO석탄화력 등 44기다.

중앙전력관제센터 한 요원은 “이달 중순까지는 석탄 감발량이 꽤 됐지만 최근 한낮 수요 상승으로 양수 펌핑이 필요해지면서 많이 준 상태”라면서 “하계 피크 때는 예년 패턴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기준 발전원별 전체 평균 이용률은 ①공급설비 증가 ②원자력 가동률 상승 ③가뭄에 의한 수력발전 감소 등으로 작년 동월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6월 잠정 평균 이용률은 원자력 90.6%(작년 6월 84.6%), 석탄 86.4%(91.0%), LNG복합 41.9%(45.7%), 유류 9.5%(18.5%), 국내탄 88.4%(92.9%), 수력 6.6%(13.3%), 양수 4.1%(11.9%) 등으로 집계됐다.(오차율 존재)

전체 평균 이용률의 경우 1년전보다 2.2% 감소한 62.1%이다.  

미래 국제유가 변동 등의 수급여건 변화, 전력수요 전망 및 최대피크 수준을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전력믹스 구성과 시장개입이 현명할지 정책당국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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