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사업운영 가능토록 별도 전력계약제 도입 필요
국가·사회적 편익 제대로 대접받는 제도적 지원책 절실


[기획연재] 집단에너지 초심으로 돌아가야 미래 있다 ①
[기획연재] 집단에너지 초심으로 돌아가야 미래 있다 ②
[기획연재] 집단에너지 초심으로 돌아가야 미래 있다 ③

[기획연재] 집단에너지 초심으로 돌아가야 미래 있다 ④(마지막회)
"도입취지는 정책에너지, 시장전원에서 탈피해야” 

[이투뉴스] 신생 지역난방사업자의 잠재적 매물이 쏟아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형업체 역시 성장잠재력이 한계에 부딪히는 등 국내 집단에너지가 수렁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시적인 어려움에 그친다면 다행이지만, SMP 하락 등 전력부문 변동성이 커지는데다 열부문에서도 부익부빈익빈 심화 등 갈수록 구조적 문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진단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집단에너지 초심으로 돌아가야 미래 있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국내 지역난방 및 구역전기를 중심으로 한 집단에너지사업이 왜 이렇게 어려워졌는지에 대한 기획연재를 마련했다. 특히 단순히 문제점에 대한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구책 마련 방안은 무엇인지, 또 재도약을 위한 대안은 없는지 등의 내용을 지금까지 3회에 걸쳐 실어 왔다.

기획연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4회는 앞서 정리·분석한 현실 인식 및 대안과 더불어 집단에너지 미래전략에 대한 특별좌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는 물론 정부 및 전문가의 돌파구 방안을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정부에서 양원창 에너지수요관리과장이 참석했으며, 오석범 에너지관리공단 산업에너지실장, 강재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집단에너지연구실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업계에서는 유재열 집단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을 필두로 한국지역난방공사와 GS파워, SK E&S, 삼천리, 미래엔인천에너지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산업통상자원부와 이투뉴스가 공동 개최한 집단에너지 특별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채제용 이투뉴스 편집국장(좌장)
  : 국내 집단에너지사업, 그 중 지역난방과 구역전기 분야가 많이 어렵다. 소위 말하는 빅3를 제외하고는 이익 나는 곳이 거의 없을뿐더러 소규모 업체에서는 매물로 내놔봐야 안 팔리니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운영하는 실정이다. 최근 들어 도시가스요금 인하와 열요금 제도개선 등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은 있지만 아직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오늘 우리 좌담회 주제가 ‘집단에너지 재도약의 열쇠는’ 이다. 밝은 미래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집단에너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첫 번째로 국내 집단에너지산업이 왜 어려운지에 대해 참석자들이 고견을 주시면 좋겠다. 순서는 먼저 집단에너지업계가 말씀해주신 후 협회 부회장님께서 정리해주시고, 그 뒤를 에너지관리공단과 에경연 순서로 하면 될 듯하다.

▲ 배명호 하남es 대표
◆배명호 하남/위례에너지서비스 대표
: 하남과 위례에너지서비스는 사업초기로 준비단계에 있다. 집단에너지 특성이 초기에 손실이 발생하지만 어느 정도 열수요가 생기고 나면 수익이 나면서 초기 손실을 보상하는 사업구조다. 아직 초기단계라 PLB공급이 많아 어려운 상황이라서 CHP가 적기에 건설될 수 있도록 역점을 두고 있다.

집단에너지사업은 도심에서 하다 보니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사회적 비용도 많이 수반된다. 우리 역시 지역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많아 간접적인 사회적 비용이 추가되고 있다. 지역주민의 과도한 민원으로 적기에 사업추진이 힘든 점도 어려운 요인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쉽지 않지만 뒤에서 말씀하리라 믿고 우리처럼 사업초기에 있는 사업자 입장에서 말씀드렸다.

▲ 김광균 gs파워 실장
◆김광균 GS파워 대외정책실장
: 그동안 집단에너지가 마이너에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사업이 어려우니 지원해주세요’라고 계속 요구해왔는데 시장에서 받아주는 것이 어렵더라. 최근 2년 간 산업부와 업계가 이런 것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원요구가 아닌 우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도록 정책을 펼쳐 나가야겠다. 분산형 전원 등의 가치를 우리가 주장하고, 시장에서 대접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열요금 제도개선이 중요하다. 현재 사업자들이 정상화시키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많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나아지도록 산업부에서도 도와주고 있는 것도 힘이 된다. 두 번째로 우리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대부분이 과다수익을 바라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집단에너지 전력거래계약제(이하 APS) 도입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로 열연계 활성화를 위해 산업부에서 드라이브를 걸어주고 있다. GS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작은 것들을 하나씩 연결, 열 곳 가량과 열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메이저사업자들끼리 연계하면 시장에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여기 참여한 사업자들이 적극 나선다면 내년 내후년이면 열네트워크가 가능해지는 만큼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 윤천석 미래엔인천 대표
◆윤천석 미래엔인천에너지 대표
: 집단에너지를 우리 아이처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환경이 잘못돼서 문제가 있는지 봐야 한다. 또 잘못된 친구를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집단에너지를 우리 아이처럼 보면 문제에 대한 진단이 나오고 해법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이 집단에너지 변화의 적기다. 집단에너지 매출이 온난화 등으로 인해 매년 10%씩 감소하고 있다. 산업위기 및 환경변화 등에 따라 사업자들의 지구력도 저하되고 있다. 부도직전에 와있는 중소사업자도 많고, 고사 상태에 있는 사업자도 부지기수다. 정부에서 일으켜 세우려 해도, 또 현재의 제도 아래서 과연 서서히 일어날 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집단에너지가 가진 국가적인 편익과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집단에너지가 편익을 주는 에너지로 인정받아야 한다.

▲ 김원중 삼천리 이사
◆김원중 삼천리 이사
: 저희는 메이저이기보다 소규모 업체 입장에서 얘기하겠다. 집단에너지 초기 도입배경은 폐열과 소각열 등을 이용하자는 취지였는데, 공급이 확대되다 보니 이용할 수 있는 열이 10% 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CHP를 통해서 공급하다보니 전력시장 악화에 따라 힘들어 진 듯하다. 소규모 사업자는 100MW를 기준으로 연료제약(LNG직공급)이 걸려 있어 20% 이상 연료비 차이가 벌어지고 있어 생존이 어렵다. 요즘 요금제도 개선을 좀 했지만 10% 상한을 줘도 먹고 살기 힘들다.

앞서 GS에서 말한 APS 등 전력부문의 변동성을 없애는 제도개선 없이는 도산위기를 벗어나기 어렵다. 집단에너지사업자가 같이 어우러져 가야된다면 열병합발전 별도계약제 도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또 집단에너지 열공급을 개별난방과 비교했을 때 국민편익 측면에서 개별난방보다 우위에 있다. 열원믹스나 원가구조가 달라 업체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국민편익을 감안했을 때 지역난방요금을 저가정책으로 계속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삼천리는 구역전기사업을 하고 있는데, 구역전기는 전기에서 치이고 있고, 집단에너지에서도 소외를 당하고 있다. 시장에서 게임이 안되는 게임을 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발전기가 작은데다, CP도 못 받고 있어 최악의 상황이다. 분산전원에 포함돼서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지만 특히 구역전기는 많은 정책보완이 필요하다.

▲ 조유철 한난 처장
◆조유철 한국지역난방공사 전력사업처장
: 집단에너지는 장치산업으로 초기투자비가 크고, 원금회수기간이 길다. 공공성 역시 큰 사업임에도 불구 어느 순간 상황이 변했다. 2000년대 초 전력산업구조개편이 진행되고 CBP시장에 열병합발전이 흡수되면서 효율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정책전원으로 도입됐던 집단에너지가 시장전원으로 변질, 효율경쟁에서 살아남으려다보니 대형화로 연결됐다. 전력시장과 정책이 왜곡되면서 중소규모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최근에 지은 발전소도 퇴물로 전락하는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집단에너지가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한난 역시 한때 전력시장의 변동성을 기업의 이윤창출 기회로 봐서 발전시장에 들어온 점 등은 반성해야 한다. 또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한다. 집단에너지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길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정책전원으로 들어왔으나 효율 중심의 시장전원으로 간 것이 더 큰 문제다. 우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 집단에너지가 시장전원이 아닌 정책전원으로 돌아가도록  강력한 정책을 펼쳐줬으면 좋겠다.

▲ 유재열 집단e협회 부회장
◆유재열 집단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 전기가 중요하다. 위기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현재 집단에너지는 총 세대의 15%에 해당하는 230만 세대에 열을 공급하고 있다. 전기도 7% 정도를 집단에너지가 담당하고 있다. 그만큼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집단에너지를 국가적인 정책에너지로 보는 것이 타당성이 있다. 그런데도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적자 문제를 떠나 이렇게 가다보면 국가 에너지자원이 멸실될 위험이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송전망 건설회피 및 계통편익 등 kWh당 17.5원(전기연구원)에 달하는 분산전원 가치가 지금까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열병합발전 효율이 80%가 넘는 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단에너지 지위를 신재생에너지에 준하는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가능성을 봤을 때 가장 먼저 100MW 기준으로 가스연료비를 구분하는 것을 개선해야 한다. 사업적인 측면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공공재적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 CES 역시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 오석범 에관공 실장
◆오석범 에너지관리공단 산업에너지실장
: 집단에너지가 태동할 때의 정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1978년 미국에서 오일쇼크에 대한 에너지 대책으로 집단에너지가 나왔고, 우리나라 역시 이를 토대로 사업이 태동됐다. 최초 외국 전문가들이 와서 1기 신도시에 지역난방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등 공익사업 성격으로 출발했다. 에너지절약이라는 것이 외부요인때문에 경제성이 없을지 몰라도 효율측면에서 공공성이 크다. 이처럼 정책 사업으로 도입됐는데 시장으로 돌아 열과 전기가 경쟁해야 한다는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도입취지를 살려 공공성과 사회적 편익이 반영돼야 한다.

2013년말 사업허가를 기준으로 수도권 신규 공동주택의 66%가 지역난방을 선택했고, 수도권 최대 전력수요의 17%를 집단에너지가 담당하는 등 수도권 난방 및 전력수급에 기여가 크다. 에너지 안보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문제만 일으키고 경제성이 없다는 등 아쉬운 부분만 부각된다. 지역난방은 수도권에서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중요한 유틸리티 산업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 강재성 에경연 실장
◆강재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
 : 시장분석은 업계의 진단이 정확하다. 여러 번 제도개선 필요성을 말해왔는데 최근 점차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에너지원의 문제가 가격에서부터 출발한다. 집단에너지가 힘들어져 경영적자 문제 등이 회자되고 있는데 원인은 여기에 기인한다. 우리나라 에너지가격은 정상적인 시그널을 안주는 체제다. 집단에너지만 하더라도 한난요금을 기준가로 너무 오랫동안 유지, 신규사업자의 경영어려움을 불러왔다. 산업부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조금 더 보완해야 한다.

가격 외에도 집단에너지의 국가적 또는 사회적 편익을 잊지 말고 정부에서도 지원정책을 수립해줘야 한다. 지원정책이 해외국가들과 비교해보면 많이 부족하다. 최근 들어 과거 도입했던 지원제도 조차 망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선배들이 집단에너지를 도입했던 생각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된다. 시장참여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맡겨 놓아서는 오히려 선택할 수 없다. 국가적 편익을 반영한 제도 마련이 우선이다.

사업자 측면과 정책측면 모두 해당되는데 집단에너지 도입 30년이 되고, 민간에 개방도 하면서 너무 쉬운 사업방식에 안주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소각열과 발전배열 싸게 받아 공급하는 시대는 지났다. 환경이 바뀌어 저가열 확보가 어려워졌으며, 이런 노력도 부족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한난만이 아닌 다양한 사업자가 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다. 기존처럼 대형 사업자 몇 곳을 중심으로 시장을 움직이려고 해선 안된다. 과거에 안주하는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채제용 편집국장 : 지금까지 집단에너지가 왜 어려워졌는지에 대해 들었다. 내부의 판단미스부터 시작해 제도의 허점, 경쟁에너지와의 부조화 등 다양한 문제 제기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진단이 나왔다면 이제 집단에너지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무엇을 바꿔 나가야 할 것인지, 또 제도개선 요인은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중복을 피해주시고, 뒤에서 말씀하시는 분들도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두 개 요점만 부탁드린다. 이번에 순서를 바꿔 에관공과 에경연이 먼저 발언한 후 사업자 순서로 가겠다.

◆오석범 실장 : 유럽에서 열리는 CHP 컨퍼런스에 두 해 연속 갔는데 고객만족도 얘기가 많이 나왔다. 우리나라 역시 과거에는 수용가까지 신경을 안 썼다. 주민들이 자체관리 하도록 돼 있는데 이 부문이 문제다. 집단에너지 발전방안 및 경쟁력을 갖추려면 공급에서만 문제가 아니라 수용가의 고객만족이 중요하다.

지역난방사업자가 한 두 개 밖에 안됐는데 이제 35개 사업자가 되는 등 갑자기 경쟁체제가 심해졌다. 과거처럼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모든 사업자가 열원을 함께 효율적으로 운영, 서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유럽에서도 설비운영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 역시 사업자 간 연계를 통해 열원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쟁체제에서 벗어나 서로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유연한 설비운영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강재성 실장 : 가장 큰 문제가 가격이라면 대안 역시 이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진행하는 요금제도 개선이 좀 더 발전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시장기준요금’이 아닌 '경쟁에너지'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집단에너지가 지역지정제 등으로 소비자선택권을 제한하는 만큼 경쟁난방방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난 기준이 아닌 경쟁난방 가격을 기준요금으로 삼아야 한다. 또 인센티브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사업자 노력에 의해 발생한 이익은 사업자가 가져가야 하는 것이 맞지만,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함으로써 여타에너지와의 경쟁할 수 있는 체제로 가야 한다.

현재의 시장환경이 합리적이지 않아 최근 불거지는 개별난방과의 요금수준 등의 문제는 넌센스다. 집단에너지가 제공하는 국가적 편익이 반영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비교돼선 안된다. 집단에너지 편익이 제대로 평가되고, 합리적으로 보상되도록 제도적인 진척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업환경이 바뀐 부분에 있어서는 사업자 역시 적응을 해가야 한다.

지금까지 지역난방이 저렴하다고 홍보를 많이 해왔는데, 소비자 편의성이 높은 상황에서 반드시 저렴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15% 정도 경쟁난방보다 비싸도 수용하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수요자 보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럽 등 글로벌 관점에서도 방향이 맞다. 사용자측 설비가 노후화되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의 공급위주 방식에서 벗어나 선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조유철 처장 : 앞서 두 분이 말씀하신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용자시설 문제 해결하고, 고객만족으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법이 필요한데 전력 쪽에서 찾아보고 싶다. 집단에너지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열병합발전의 도입취지와 정체성을 정부와 기관, 사업자가 새로이 정립할 필요가 있다. 초심으로 가는 것이 미래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집단에너지 가치를 인정받아 정책에 반영되는 게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환경이 개선되고, 소비자 만족도 개선이 가능하다.

해외사례를 보면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은 우수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에너지절약 및 분산전원 효과는 물론 기후변화의 핵심대응수단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비에 대한 세제혜택과 발전차익 제공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만 보더라도 향후 신재생에너지와 집단에너지 열병합 만으로 에너지를 충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재생은 진행중이지만 집단에너지는 검증이 끝났다.

우리 나라 역시 집단에너지 가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다. 환경부가 배출권거래제를 고치고 있고,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신재생과 원전처럼 집단에너지를 정책전원으로 분류했다. 지난 10년간 집단에너지를 정책전원에서 시장전원으로 바꿔서 어렵게 만드는 등 집단에너지 편익을 인정하지 않았던 정부가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전력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전력부문 비용이 열쪽으로 전가돼 열요금을 왜곡시키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집단에너지 전력은 원가기준으로 보상해주고, 열쪽으로 주력해서 사업하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전력시장 상황을 볼 때 올해가 에너지 패러다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집단에너지 재도약을 위해서는 열거래 활성화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거대한 상대가 있는 전력분야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정부가 강력하게 움직여야만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김원중 이사 : 집단에너지 해법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전력분야를 많이 얘기하고 있으나 다른 과(산업부내 전력관련 부서)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제도개선을 위해선 많은 줄기들을 나열해서 가는 것보다 진짜 할 수 있는 것부터 손을 대면 어떤가 생각해본다. 실제 활동을 해보면 벽에 부딪치는데 현실 가능한 것부터 스텝바이스텝으로 갔으면 좋겠다.

구역전기사업은 왜 태어났는지 잘 모를 정도로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태생은 참 좋았는데 도입 이후 너무 쉽게 검토돼서 지금까지 흘러왔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7차 전원계획에 구역전기 해법에 대해 일부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얼마 만큼 추진할 것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의 이야기를 전력당국에서도 같이 들었으면 좋겠다.

◆김광균 실장 : 7월에 열요금 제도개선이 이뤄졌는데 그 출발점은 국제유가와 도시가스, 열요금 간 컸던 갭을 줄이자는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9월에 고정비부문을 개선하는 것도 맥을 같이 한다. 타임렉(유가나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요금 간 적용시기 차이)을 줄이는 방식을 고민해봐야 한다. 과거 실적치가 아니라 예측치를 했으면 좋겠다. 예측치로 하면 지역난방 요금이 올라가는 것을 걱정하는데 요금 올리자는 것 아니다. 요금상한선(시장기준요금 대비 110% 상한)도 있고, 정산과정도 거치니까 안전장치는 충분하다.

◆배명호 대표 : 집단에너지를 전력시장에서 분리, 별도의 거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왜 필요이상으로 크게 지어야 하느냐는 시민들의 불만요인을 해소할 수 있고, CES 역시 지속가능한 사업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용량으로 봐도 집단에너지는 전력시장 비중이 5% 밖에 안돼서 분리된다고 해도 큰 영향이 없다. 열연계 프로젝트 역시 투자가 적어도 가능한 프로젝트부터 먼저 찾아내서 시작을 했으면 한다. 열연계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에관공과 에경연이 가이드라인을 주면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집단에너지사업은 친환경적이면서 그 편익이 주민에게 돌아간다고 본다. 집단에너지에 대한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국가 전체적인 편익이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어려운 집단에너지사업의 미래를 위해선 사업자들의 원가절감 노력이 당연하지만 사업자 노력은 한정돼 있는 것 같다. 저가연료를 함께 도입하는 등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 찾아봐야 한다. 천연가스 공급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저가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연료 도입사업자와 집단에너지사업자들과의 협력방안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오상철 미래엔인천에너지 팀장 : 7차 전원계획에 분산전원에 대한 목표 설정이 있는데 4차 집단에너지 기본계획을 봤을 때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로드맵이 있는지 궁금하다. 집단에너지사업 시작인 사업자 선정부터 구체적인 사업운영, 현재의 실정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로드맵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사업허가를 받을 때 선정위원회가 결정하는데 정부가 봤을 때 인근사업자들이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 있다면 경쟁보다는 중재나 조율을 통해 선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집단에너지는 경쟁보다는 열원최적화와 함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더 옳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를 얻기 위해 사업자들이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인센티브 사업자들이 재생에너지 얻기 위해서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하지만 연료비 인하요인으로만 작용, 혜택이 소비자에게만 간다. 사업자도 일부 누릴 수 있도록 유인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유재열 부회장 :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집단에너지만의 별도 전력계약제도(APS)를 도입과 함께 집단에너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발급 문제는 정부 내 전력 및 신재생 부서가 모두 해당된다. 하지만 집단에너지사업법에 최대한 관련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기법이나 신재생에너지법에 넣으면 그쪽 주도로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집단에너지사업법에 넣어서 우리가 주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원창 산업부 과장
◆양원창 산업부 에너지수요관리과장 : 집단에너지 환경변화 측면에서 볼 때 사업자 여러분들이 왜 적자가 나는지 판단해보면 과거에는 소각열 등 저가열원 확보가 용이했으나 지금은 어려워졌다. 결국 CHP를 토대로 사업을 하다 보니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CHP가 중심이다 보니 LNG발전도 대용량을 할 수밖에 없고, 주민 민원 등도 강도나 범위가 커졌다. 여기에 최근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서 추가 원가부담이 가중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사업도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좀 더 수익이 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정책부문을 보면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데 전기부문 변동성이 크다보니 애로가 있다. CBP시장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 집단에너지업계에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여건도 많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열병합발전을 통한 에너지효율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런 쪽으로 정책을 펴야 하고, 그렇다보면 집단에너지가 다시 주목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열생산을 CHP에만 매달리기보다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집단에너지사업을 검토했으면 한다. 물론 현 여건에서는 다양한 편익을 가진 CHP 보급을 늘려야 하지만, CHP 역시 나중에는 생존의 기로에 설 것이라 생각한다. 집단에너지 카테고리 안에 CHP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각열과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연료가 있는 만큼 앞으로 다른 연료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앞으로 집단에너지업계가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집단에너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노력을 같이 해야 한다. 전기쪽의 경우 이미 APS제도와 구역전기사업 개선방안 등 제안해주신 자료가 있다. 현재 자료를 정리해서 전력진흥과와 함께 이를 검토 중이다. 과거와 달리 심도 있게 검토를 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열부문에 있어서는 그린히트와 열지도 등을 론칭했다. 열연계 활성화를 위해 에관공을 통해서 용역도 발주했다. 이런 것들을 한 이유는 원가를 절감할 기반을 마련해드리기 위한 것이다. 집단에너지는 지역독점 특성을 가졌지만 자원을 함께 공유해서 업계가 같이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에관공은 물론 한난 등 공기업도 가지고 있는 자원을 민간과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사업영역을 확대해 열수요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는 점이다. 농업이나 어업 등에서 열을 활용하는 방안과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와 연결,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을 강구하면 좋을 것이다. 통일을 대비해 북한지역의 난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연구해 나가는 것도 사업영역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하절기 열수요 역시 기술개발을 강화해 지금보다 더 효율적인 냉방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찾아봐야 한다. 최근에는 열도 저장(축열조 통해 2-3일이 아닌 수개월 저장 가능, 덴마크)하는 기술개발이 되고 있다. 하절기에 나오는 열을 저장해서 동절기에 쓰는 방안 등 연구개발도 필요하다.

앞서 지적됐듯이 소비자서비스 부문도 원가부담으로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부담도 되지만 틈새시장 기능도 할 수 있다. 마인드 전환을 해서 긍정적으로 봐 달라. 전체적으로 집단에너지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여건은 일단 돼가는 것 같다. 집단에너지 당초 취지인 온실가스 저감과 미활용에너지 이용, 국가에너지 효율제고, 분산전원 기능 등을 업계가 공유하고, 다른 분야에서도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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