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 기후학자 보고서 과학계서 화제

[이투뉴스] 기후변화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가뭄 사태를 15~20% 이상 악화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가뭄은 주로 자연적인 기후 가변에 따라 발생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가뭄이 한층 극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파크 윌리엄스 미국 컬럼비아대 기후학자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에서 진행 중인 가뭄 형태는 2012년부터 시작됐으며 100여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심해졌다. 파크 윌리엄스는 "가뭄은 지구 온난화로 더 심해진 것이 확실하다"며 연구결과를 관련 저널 <지질물리학 리서치 센터>에 게재했다.

이런 가운데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클리어 호수 근방에서 산불진화 소방대원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부에서는 기후 변화가 허리케인을 더 발생시키는 것과 달리 캘리포니아와 남서부에서는 가뭄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가뭄 탓에 캘리포니아에서는 연일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주내 10만 에이커 이상의 면적이 재로 변했으며, 이는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피해라고 주 소방기관인 캘파이어가 밝혔다.

컬럼비아 대학의 보고서는 현재 가뭄 사태로 캘리포니아 주의 경제적 손실이 연간 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손실액의 대부분은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십만 에이커의 농지를 강제적으로 휴지시키거나 아몬드 나무와 포도나무 등 값비싼 농작물들을 고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 농부들은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5억9000만 달러를 추가적으로 소비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는 탓에 지하수 공급량보다 수분 증발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저수지 물이 줄어들자 올해 주지사가 물 소비량 상한을 정하면서 주민들도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잔디가 시들게 두거나 샤워 등 개인적인 생활 습관에까지 변화가 생겼다. 아울러 온실가스를 제한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정치인들의 의지도 한층 강해졌다.

기후 과학자들은 가뭄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두 가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강우량 부족을 일으킨 원인은 무엇일까?', '지구 온난화가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가' 등이다. 

가뭄이 발생한 이유는 분명하다. 3년 이상 서부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고기압은 동절기 동안 캘리포니아의 태풍을 가로 막았다. 캘리포니아는 이 시기에 보통 수자원을 얻는다. 이러한 경향은 과거 캘리포니아 가뭄 형태와 매우 비슷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같은 변화의 원인을 기후변화로 지목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과학자들도 꽤 있다. 이 문제는 아직 미제로 남아 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꽤 분명한 대답을 가지고 있다. 기후 상승은 토양을 더 빠르게 마르게 하고 개울과 저수지의 물 증발을 야기한다. 온실가스 배출에 의해서 가뭄이 얼만큼 악화됐는지 수치화하는 것은 아직 숙제다.

윌리엄스 박사 주도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2012~2014년 사이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토양 수분 부족 문제의 8~27%는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가 원인이다. 윌리엄스 박사는 향후 발생할 수자원 부족의 15~20%가 기후 변화의 책임이라고 결과를 수정 발표하기도 했다.

따뜻한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붙잡고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추후에 더 많은 비나 눈을 내리게 하지만, 대기는 토양으로부터 더 많은 수분을 빼앗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윌리엄스 박사는 현재 캘리포니아주는 온도 상승으로 19세기 말보다 대기 중에 8조5000억갤런의 물을 더 흡수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대기가 항상 이 정도의 물을 흡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양이 마르면서 증발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노아 디펜바우 기후 과학자는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전체 수자원 시스템은 기존 기후에 맞춰 설계됐다"며 "기온이 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새로운 기후에서 살고 있다. 지금 시스템은 지금 기후에 맞게 세워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과학자들은 보고서가 기존 것들보다 매우 세부적이라고 말했다. 기온과 강우, 풍속, 가뭄 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 등 모든 가능한 정보를 조합해 분석했기 때문이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데이비드 로벨 기후 과학자는 "이번 연구는 이 분야에서 내가 본 것들 중에 최고"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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