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를 보호하는 양수(羊水)에 배아줄기세포에 버금가는 다기능 줄기세포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 의과대학 재생의학연구소장 앤서니 애털라 박사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생명공학(Nature Biotechnology)> 최신호(1월7일자)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양수의 1%가 여러 형태의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줄기세포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의 중간에 해당하는 줄기세포로 다른 줄기세포처럼 36시간에 한번씩 2배로 증식하지만 다른 줄기세포와 달리 종양을 형성하지는 않는다고 애털라 박사는 말했다.

 

애털라 박사는 이 줄기세포는 임신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출산 직후까지 어느 때라도 태아나 모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채취해 쓸 수 있기 때문에 윤리논쟁이 끊이지 않는 배아줄기세포 대신 당뇨병, 간부전, 척추손상, 뇌졸중, 심장병, 알츠하이머병 등 각종 질병의 세포치료법 연구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털라 박사는 임신여성들이 기증한 양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시킨 쥐에 주입한 결과 뇌의 병변부위에 신경세포가 재생되었으며 뼈세포로 만들어 쥐에 주입했을 때는 골성조직(bony tissue)으로 자라났다고 말했다.

 

또 간(肝)세포로 자라서 요소(urea)를 분비하기도 했다고 애털라 박사는 밝혔다.

 

애털라 박사는 양수 줄기세포 DNA의 일부는 남성을 결정하는 성염색체인 Y염색체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히고 이는 이 줄기세포가 모체가 아닌 태아에서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털라 박사는 양수 줄기세포는 "순수한" 줄기세포와는 달리 한 가지 또는 제한된 형태의 세포로만 자라도록 미리 예정되어 있지만 약 10만개의 샘플만 모아진다면 미국인구의 99%에게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이식용 줄기세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의 범위가 어디까지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줄기세포 기업인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 사의 연구실장 로버트 랜저 박사는 양수 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만능세포는 못되더라도 상당히 폭넓은 형태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줄기세포 연구에 커다란 진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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