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업계는 '쇼크'

[이투뉴스] 발전차액제도(FIT)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쳐왔던 영국이 FIT 지원을 대폭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선거에서 보수당이 영국 정부 재집권에 성공하고, 에너지와 기후변화부 신임 장관자리에 앰버 러드가 임명된 이후 재생에너지 업계는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는 지난 6월 재생에너지 보조금 계획을 유지하기 위해 육상용 풍력발전소 허가를 중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부처는 다른 재생에너지에 대한 허가 중단과 5MW 이하의 태양광 허가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발전차액제를 감축하거나 변화시키는 논의를 갖기 시작했다.

영국은 태양광 발전 규모에 따라 정부 지원책을 달리하고 있다. 5MW 이하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정부가 일정 기간 고정 가격으로 매입해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5MW 이상은 에너지 공급 사업자의 공급량 중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의무화하는 재생에너지사용의무증서(ROC)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내달 23일에 만료될 예정인 FIT 제도와 관련 에너지·기후변화부는 FIT 삭감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정부 웹사이트에 게시된 제안서에 따르면, 에너지·기후변화부는 내년 1월부터 최고 87%까지 보조금을 삭감하고 보조금 상한선을 만들 계획이다.

상한선은 2016년부터 2018~19년까지 7500만 유로에서 1억유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출이 상한선에 도달하고 나면 신규 태양광 발전소들은 정부 지원을 못받게 된다.

아울러 2019년 3월부터 신규 진입자를 위한 보조금 사업은 종료시킬 예정이다. 만약 보조금 지출을 통제하는게 불가능할 경우 모든 발전차액제를 1월 종료시킬 수 있다고 에너지·기후변화부는 밝혔다. 

에너지부는 보조금 삭감은 열심히 일하는 납세자들을 보호하고 초과 지출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FIT 지원금 삭감은 태양광과 풍력, 수력 사업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주택용 태양광 지원은 87%, 상업용 지붕 태양광 사업은 82%까지 삭감할 것을 제안해 태양광 업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1월부터 소형 태양광 사업에 대한 지원을 kWh당 12.47 펜스에서 1.63 펜스로 삭감할 것을 주장했다.

앰버 러드 에너지부 장관은 그가 속한 보수당이 5월 총선거에서 승리하자 다수의 청정에너지 사업을 취소하거나 축소시켰다.

러드 장관은 가스와 전기료를 통해 보조금을 부담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보조금으로 8억5000만 파운드를 지출했으며, 1년 전에는 6억5000만 파운드였다.

재무부는 청정에너지 보조금 사업을 위한 연간 지출 상한선을 정했다. 상한선은 올 회계연도 43억 파운드에서 2020년~2021년께 76억 파운드로 잡았다.

정부는 2021년까지 실제 지출이 91억 파운드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에너지부와 기후변화부의 제안서에는 2019년 3월까지 신규 사업에 대한 지출을 7500만 파운드에서 1억 파운드로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8만2000개 신규 태양광 모듈 설치를 가능케 할 것으로 에너지부는 추산했다.

또한 7400개 신규 소형 풍력 사업과 920개 수력 발전, 70개 혐기성 소화처리 시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FIT 축소안에 대한 정부 발표 이후 재생에너지 업계는 쇼크 상태다.
 
리뉴어블 UK의 마프 스미스 최고 책임자는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생에너지 사업이 어떻게 비용 효과적인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비전이다. 아울러 소형 재생에너지가 흔하게 이용되고 모든 가정과 사업장들이 생산적이고 활기찬 저탄소 경제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이번 검토안은 건설적인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단기적인 정치와 회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스코티쉬 리뉴어블스의 조스 블레미어 상임 정책 책임자는 "FIT 검토안은 재생에너지 개발 계획을 갖고 있는 주택 소유주와 사업체, 커뮤니티, 지자체들에게 끔찍한 뉴스였다"며 "지원이 삭감될 경우 소형 육상용 풍력과 태양광 시장은 크게 축소되고 일자리와 투자도 대폭 줄어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 협회의 정책과 대외부장인 제임스 코트는 "지붕형 태양광은 탈탄소 미래를 위한 주요 기술로 꼽혀왔다. 지원 삭감은 단기적 결정이며 장기적으로 더 많은 비용 지출을 초래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추산에 따르면, 현재 영국의 태양광 사업의 5분의 4 가량이 FIT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2010년 FIT가 시작된 이후 소형 재생에너지 용량은 최소 3.3GW까지 늘었다. 이중 83%가 태양광이었다. 

이달 초 스콧틀랜드와 웨일즈 정부는 소규모 재생에너지 지원에 대한 열린 논의를 청원하는 서신을 영국 정부에 보냈다. 지난 25일에는 100개 조직으로 이뤄진 한 협의체는 FIT 재고에 앞서 소형 재생에너지 전력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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