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셰일가스 혁명으로 미국의 에너지 자립이 거의 이루어진 가운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극해 시추를 허용하고 석유수출 금지라는 빗장마저 풀 조짐이어서 미국의 에너지 개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로열 더치셸의 북극해 유전개발을 최종 허용했다. 미국이 북극해 석유시추를 허용한 것은 1991년 이후 24년만이다.

거기에다 미국 상무부는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가 생산한 중질유를 미국산 경질유와 교환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페멕스는 미국산 경질유를 사다가 멕시코산 중질유와 섞으면 정유회사들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다. 미국은 캐나다 석유회사들만이 정유한 뒤 휘발유와 디젤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조건으로 미국산 원유를 팔고 있을 뿐 미국의 석유수출은 1차 오일쇼크 이후 지난 75년부터 40년간 금지되고 있다.

미국 내무부 안전환경규제국은 셸이 유정폭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장비인 덮개탑 수리를 완료한 사실을 확인했고 셸의 계획이 알래스카 인근 해역에 적용되는 안전 및 환경보호, 비상대처 기준에도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원유의 수출과 관련해서도 앞서 이례적으로 조건부이기는 하나 콘덴세이트 수출을 일부 허용했다. 또한 미국 하원 역시 다음달 미국산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하루 원유생산량이 950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미국이 새로이 북극해의 원유 시추를 허용하는 것은 물론 수출까지 허용할 조짐을 보임으로써 국제유가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벌써 40달러 이하로 떨어진 유종이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15달러 선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하락은 석유를 팔아 국가를 유지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의 가스 보유국인 러시아 등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의 루블화는 그 가치가 벌써 절반이하로 떨어졌으며 국내총생산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에너지 자립과 아울러 석유생산국으로의 전환은 국제유가를 떨어뜨리는데 일조할 뿐아니라 국제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미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선상에 두었던 중동의 전략적 중요성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이요 에너지 수출대상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동맹국을 끌어들이는데도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천연가스 수출이라는 카드로 유럽을 압박해왔던 러시아의 행보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 가능해짐으로써 미국의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역시 저유가는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정유업계와 석유화학 등 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 명약관화하고 우리의 주요 수출국인 산유국의 경제가 침체함으로써 수출전선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 또한 게을리할 수 없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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