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환경오염물질 농도, 연령 낮을수록 높다
체내 환경오염물질 농도, 연령 낮을수록 높다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5.09.17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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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3∼18세 체내 환경오염물질 노출수준 조사 결과
손가락 빨기 등 영유아 행동 특성이 노출수준에 영향 미친 듯

[이투뉴스] 어린이와 청소년 중 나이가 어릴수록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체내 환경오염물질의 노출 농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세부터 18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2400명을 대상으로 납과 비스페놀-A 등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체내 노출 수준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조사한 환경오염물질 및 그 대사체는 혈중 납을 비롯해 혈중 수은, 요중 카드뮴, 요중 비스페놀-A, 요중 프탈레이트 대사체 5종 등 모두 9종이다.

조사는 3년간 전국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환경오염물질 체내 노출 수준 대푯값을 확인한 것으로 전국의 보육기관 및 초·중·고등학교를 모집단으로 하여 표본조사 형태로 진행했다. 대상은 영유아(3세 이상부터 미취학 아동까지)가 577명, 초등생(6-11세) 914명, 중고생(12-18세) 906명이다.

조사결과 혈중 납 등 대부분의 환경오염물질이 나이가 낮아질수록 체내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혈중 수은은 초등생이 가장 높았고 중고생, 영유아 순으로 나타났다.

우선 혈중 납 농도는 영유아가 1.34㎍/dL, 초등생이 1.26㎍/dL, 중고생이 1.11㎍/dL을 각각 기록했다. ㎍/dL(마이크ㅡ로그램 퍼 데시리터)는 혈액 1리터당 해당물질이 10 마이크로그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오줌)중 비스페놀-A 농도는 영유아가 2.33㎍/L, 초등생이 1.5㎍/L, 중고생이 1.31㎍/L을 각각 기록했다. 비스페놀-A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성 물질로 생명체 호르몬에 교란을 주는 내분비계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합성수지 원료와 식품저장용 캔 내부코팅 재료로 사용된다.

혈중 수은 농도는 영유아가 1.64㎍/L, 초등생이 1.93㎍/L, 중고생이 1.91㎍/L을 각각 기록했다. 이 밖에 요중 카드뮴, 요중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 농도는 영유아가 각각 0.39㎍/L와 77.77㎍/L로 청소년에 비해 1.5배 높게 나타났다.

환경과학원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손가락 또는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 영유아의 행동특성이 환경오염물질의 체내 노출 수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영유아의 단위체중 당 음식 섭취량과 호흡률이 성인의 2∼3배에 이르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혈중 수은의 경우 체내에서 빠져나가기 어려운 수은의 물리적인 특성 때문에 영유아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초등생과 중고생의 혈중 수은 차이는 1.5%에 불과하여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 미국·캐나다 등보다 대체적으로 노출수준 높아
특히 과학원은 미국과 캐나다의 어린이·청소년의 노출 수준(기하평균값)과 비교하면 혈중 납은 다소 높았고, 혈중 수은은 4∼6배, 요중 카드뮴은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스페놀-A는 미국에 비해서는 낮게 나타났지만 캐나다보다는 다소 높았다.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대사체는 2∼3배 높았다. 다만 벤질부틸프탈레이트(BzBP) 대사체는 2∼3배 낮았다.

환경오염물질 개인노출 농도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독일 인체모니터링 위원회에서 제시하는 ‘건강영향 권고기준(HBM II)’ 값과 비교하면 전체 조사대상자 중 혈중 수은에서 1명, 요중 카드뮴에서 9명(0.38%)이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스페놀-A의 경우는 전체 대상자에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는 2명을 제외한 모든 대상자에서 건강피해 위험성이 없는 안전한 수준(HBM I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중 카드뮴의 경우 주요 노출원으로 곡류, 해조류 등 음식물 섭취와 흡연(간접)이 알려져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식이 섭취와 보육시설 주변 실외 흡연 여부가 영유아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뚜렷한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보육시설의 경우 일반자재를 사용한 보육시설에 비해 카드뮴 노출 수준이 낮게 관찰(p<0.001)됐다. p<0.001은 수집 자료의 통계처리 결과 가설의 일치도가 99.9%이상 유의한 수준을 말한다.
혈중 납의 경우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관심기준과 비교하면 초과자는 3명(0.16%)으로 나타났다. 체내에 납이 노출될 경우 약 10㎍/dL 이하의 농도에서도 지능지수, 주의집중력 및 학업성취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때문에 독일 인체모니터링 위원회는 2009년 혈중 납의 건강영향 권고기준 값을 철회했고, 미국의 질병관리본부도 2012년 관심기준을 10?g/dL에서 5?g/dL로 낮춘 바 있다.

환경과학원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환경오염물질 노출 수준을 조사하기 위해 성인에 국한했던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대상자를 올해부터 만 3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 조사 대상자 중 환경오염물질 체내 농도가 권고치를 초과할 경우 추가 정밀조사 등 심층연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승도 환경보건연구과장은 “어린이는 환경오염물질 노출에 취약하고 영유아기의 노출은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어린 자녀의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선 정부와 가정, 보육기관 등에서 안전한 용품 선택 및 친환경 보육환경 제공 등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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