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생산량 급증 → 유가 급락 → 가스 생산량 감소

[이투뉴스] 셰일가스 붐으로 빚어진 국제유가 하락이 이젠 오히려 셰일가스 산업 붕괴를 이끌고 있다.

미국은 원유 생산 붐이 일기전부터 '셰일가스 혁명'이 시작됐다. 에너지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프랙킹' 같은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마르셀러스, 하이네스빌, 바넷 셰일은 바켄이나 페르미안보다 오래 전부터 셰일 생산지역으로 유명했다.

셰일가스 혁명에 따른 천연가스 생산 급증은 가격 폭락을 도왔다. 석유화학산업이 더 활발해졌고, 발전산업에서도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에너지원을 전환하는 움직임이 크게 일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부터 천연가스 가격은 대부분 100만Btu당 4달러 근방 또는 더 낮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석유산업과는 달리 가격 추락에도 불구하고 셰일가스 산업은 생산량을 계속 늘렸다. 셰일가스 대량 생산지로 알려진 마르셀루스에서 생산량은 2009년 하루 20억 큐빅피트 이하에서 올해 165억 큐빅피트 이상까지 기록적으로 치솟았다.

천연가스 가격 폭락 이후에도 생산량 증강은 몇 년에 걸쳐 이어졌다. 프랙킹과 수직 시추법 등을 포함한 시추 기술이 크게 발달함에 따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윤을 낼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해지면서다.

이익의 일부는 수익성 좋은 천연가스와 원유 매장지를 탐사하는데 쓰어졌으며, 석유와 함께 건성 천연가스가 생산됐다. 2010년과 2014년 사이 고유가 당시 시추자들은 석유 탐사 중에도 천연가스 생산을 유지했다.

그러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천연가스 생산량 감소를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셰일가스 생산지들은 4개월 연속 생산량 하락을 발표했으며 10월 하루 2억800만 큐빅 피트 정도가 줄어든 평균 447억8400만 큐빅피트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러한 장기적인 생산량 급락 추이는 8년만에 처음이다.

이글 포드가 가장 큰 감축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글포드는 10월 하루 1억1700만 큐빅 피트 가량 생산량을 삭감할 예정이다. 이는 원유 시추 시설 갯수 감소에 기인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하락이 마침내 셰일가스 붐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아팔라치아에서 송유관 작업 지연도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가스전인 마르셀러스에서의 10월 생산량은 0.5% 줄어들 예정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사빈 셸스 애널리스트는 "내년 공급량은 수요량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BOA는 48개 주에서 생산되는 모든 가스 생산량은 하루 3억 큐빅피트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 송유관 용량 제한과 시스템 과부하 등으로 인해 10억 큐빅 피트 이상의 가스 생산은 이뤄지지 않았다.

◆셰일가스 철수, 천연가스 산업에 위협적
셰일 원유 시추 시설 축소는 천연가스 시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 시티 그룹의 앤소니 위엔 전략가는 "미국 천연가스의 미래는 석유 시추 시설의 숫자에 의존하고 있다"며 "만약 석유 시장이 과잉공급을 유지하거나 석유 시추 시설 숫자를 줄인다면, 수반 가스 시장을 큰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반 가스(어소시에이티드 가스)는 원유에 수반해서 지하 유정에서 산출되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노스 다코타 주의 바켄과 텍사스 주의 이글 포드 유정에서의 수반 가스 공급량은 내년 하루 10억 큐빅피트씩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시추자들이 유정을 놀리면서다. 이 곳에서의 감축량은 미국 주거용 가스 수요의 7%에 맞먹는 양이다.

전세계 원유 과잉 공급 이후 미국 원유는 지난해 절반으로 가치가 떨어졌으며, 시추자들은 석유 시추 시설의 60%를 대기시킴으로써 이에 대응해왔다. 

시티그룹의 위엔 전략가는 미국 본토 48개 주에서 원유 생산사들이 세계 시장의 공급 균형을 위해서 작업 중인 시추 시설 숫자를 낮게 유지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놀고 있는 시추 시설을 다시 가동할 경우 환경을 악화시키고 가격을 더 약화시킬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 선물가는 지난 주 수요일 47.15달러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대비 50%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같은날 가스 선물가는 100만Btu당 2.66달러로 거래됐으며 이는 유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2014년 6월 20일 대비 41% 하락한 가격이다.

미국에서 가스 시추지는 11월 7월 이후 45% 가량 감소했으며 198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베이커 휴스 Inc.는 밝혔다.

매장지까지 구멍을 뚫었지만 완공되지 않은 유정 갯수는 지난 1월부터 6월 사이 전년동기대비 50% 늘어났다. 송유관 확장이 올해 말 완공되면 북동부 생산량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르지 않을 경우 가스 생산사들은 유정 완공을 미룰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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