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사무관 첫 테이프 … 현재 3커플 탄생

현역기자와 중앙부처 공무원이 취재과정에서 만나 연분을 쌓고 결혼에 골인하는 사례가 있다. 그것도 산업자원부에서만 3쌍이 탄생했다. 사안마다 대립각을 세우기 일쑤인 정부와 언론 간의 보기 드문 '상생'이다.

 

최근 결혼 적령기를 맞은 사무관급을 중심으로 현역 기자와 결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ㆍ간접적으로 잦은 접촉을 갖는 과정에서 연분을 싹 틔운 뒤 백년가약을 맺는 관계로 발전시킨 케이스다.

 

신종 '관언커플'의 주인공은 박훈(32) 국제무역전략팀 사무관과 홍주연(32) 중앙일보 기자, 배준형(34) 기계항공팀 사무관과 중앙일보 김은하(30) 기자, 그리고 베일에 가려진 한 커플 등 총 3쌍이다.

 

박사무관은 기업을 출입하던 홍기자와 취재업무차 우연히 만나 인연을 맺은 뒤 지난 2005년 2월 서둘러 화촉을 밝혔다. 박사무관은 "아무래도 서로에 대한 이해가 빨라 편안함을 느끼게 됐다"면서 "고민이 있을 때 잘 알아듣고 위안을 주는 것도 기자아내를 둔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배사무관은 이제 갓 신혼 두 달째를 맞는 새신랑이다. 지난해 11월 노총각 딱지를 떼 낸 배사무관은 주변의 소개로 김기자를 만나 달콤한 신혼을 보내고 있다. 배사무관은 "서로 바쁘다 보니 애나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밖에도 산자부 내에선 신부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채 현역기자와 결혼식을 올린 또 다른 사무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워낙 '보안'을 유지하고 있어 아직 이들의 실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사석에서 상대가 기자라고 밝혀 우연히 알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커플이 '공감대 형성'이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닌 듯 보인다. 워낙 서로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연애다운 연애, 신혼다운 신혼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푸념이다. 박사무관은 "연애 때는 주로 늦은 밤에 만나야 했다"고 했고, 배사무관은 "일요일에도 호출받는 아내 때문에 많이 외롭다"고 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