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벨로루시 분쟁 원유 공급 중단에 분통

유럽연합(EU)이 벨로루시와의 분쟁을 이유로 유럽으로 향하는 원유 공급을 끊은 러시아에 "또다시 믿음을 상실하는 행위를 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안드리스 피에발그스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에서 1년전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에 이어 또다시 벨로루시와 비슷한 분쟁이 발생한 것은 신뢰할만한 에너지 공급자로서 러시아의 명성에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순회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날 러시아가 벨로루시 송유관을 통한 원유 공급을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중단한 것은 주요한 에너지 공급자로서 러시아에 대한 신뢰상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을 방문한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줄이고 에너지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로수 위원장도 러시아의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가세했다.

 

EU는 지난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분쟁으로 유럽내 러시아산 가스공급이 차질을 빚었을 때에도 "러시아가 에너지자원을 지정학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EU 집행위는 1년만에 비슷한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10일 발표하는 에너지 패키지 정책에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알제리, 카타르, 중앙아시아 국가 등으로 에너지 수입선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앞서 전날부터 러시아와 벨로루시 간 원유 통과세 부과 분쟁에 따른 여파로 러시아산 원유의 폴란드와 독일에 대한 공급이 중단됐다.

 

벨로루시 당국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가 인상조치에 맞서 자국 내 송유관을 통과해 유럽 국가들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석유에 t당 45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원유공급 중단이란 최강의 보복조치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EU 집행위는 이번 사태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이 헝가리ㆍ슬로바키아ㆍ체코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오는 11일 27개 회원국 전략비축유 담당자 등 원유공급 전문가 회의를 소집해 EU 차원의 대처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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