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도시가스산업 전체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타 연료와의 경쟁력에 밀리는데다 날카로운 여론의 목소리는 한층 커지고, 정부와 요금 승인권자인 시·도의 정책적 요구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복지체감지수를 높이려는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상도 순탄치 않다. 한마디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정책적 사업으로 강행되는 그린히트 프로젝트로 2년 내내 홍역을 치르고 있는 마당에 지역난방 진입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동안 지역난방이 들어오지 않고 도시가스로 개별난방을 해오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원 1만3000여 세대에 오는 2018년부터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지역난방이 공급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지역 재개발 및 재건축 조합이 연료 선택을 저울질한 끝에 지역난방이 판정승을 거둬 조만간 공급계약이 체결되는 것이다. 경쟁력에서 밀린 결과로, 해당 도시가스사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쓰디쓴 패배다.

LPG와의 경쟁도 다르지 않다. 우위를 점했던 LPG에 가격경쟁력이 역전당하면서 산업체를 상대로 하는 영업실무진은 죽을 맛이다. 신규수요 개발은커녕 기존 대단위 산업체들이 대거 이탈하는 상황을 맞아 분투하고 있으나 구조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런 상황은 올해 상반기 상장 도시가스사의 경영성적표에서 확인된다. 상장사 모두 매출액이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이익률이 반토막난 곳도 있다. 판매량 둔화 및 감소에 따른 영향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여기에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그에 따른 여론의 시선은 더욱 따갑다. 지역주민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시·도의 정책적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안팎으로 산재한 악재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도시가스사마다 사업다각화는 물론 희망퇴직, 명예퇴직, 성과관리연봉제 등 인적 구조개편을 통한 몸집 줄이기의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도 더 이상 체질개선을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결단에서다. 지난 30년 동안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던 호시절과는 크게 비교된다.

도시가스사마다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결실을 맺기 쉽지 않다. 도시가스가 편리성, 환경성, 안전성이 확보된 국민연료임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도시가스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종사자들의 각고의 노력과 함께 정부, 지자체 등 관계당국의 전향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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