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原電 1.4GW 시대] 3세대 원전시장 정조준
[국산 原電 1.4GW 시대] 3세대 원전시장 정조준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5.11.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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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은 높이고 건설단가는 낮춰…경쟁노형 대비 가장 먼저 연료장전

▲ 신고리 3호기와 함께 apr1400 모델로 건설되는 신한울 1,2호기 건설현장 야경

[이투뉴스] 국내 첫 1400MW 원전(APR 1400)으로 건설된 신고리 3호기가 지난달 2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운영허가를 취득한데 이어 지난 3일부터 첫 핵연료 장전에 착수했다. 241다발의 연료를 채우기까지는 약 9일이 걸리고, 상업운전은 약 7개월여의 시운전을 거쳐 내년 5월께 시작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 25번째 원전이자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원전의 모델인 신고리 3호기는 국내 전체 발전량의 약 2%에 해당하는 연간 104억kWh(이용률 85%)를 생산하는 단일 호기 기준 국내 최대 발전소이자 주력 모델로 저원가 전력생산, 온실가스 감축, 원전 수출 산업화 등에 기여하게 된다. 

설비용량 키우고 설계수명은 20년 늘려
APR 1400은 한국표준형 원전(OPR 1000)의 뒤를 잇는 국산 가압경수로형 원전이다. 신고리 3,4호기는 물론 후속 신고리 5,6호기, 신한울 1~4호기, UAE 1~4호기 등이 이 원전으로 건설된다. 기존 OPR1000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집약해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우선 APR 1400 원전은 OPR1000 대비 내진성능을 5.6배 증대시켰고 격납건물의 수소 완화설비를 대폭 보강해 중대사고 대처 능력을 제고했다. 사고 시 원자로건물 내부서 냉각수를 지속 공급할 수 있도록 했고, 노심용융물 침수냉각설비와 격납건물 살수계통 백업설비를 갖췄다.

이를 통해 노심손상빈도를 기존 OPR1000 대비 3분의 1로, 격납건물 손상확률은 10분의 1(100만년에 1회 미만)로 각각 낮췄으며, 설계수명은 40년에서 60년으로 20년 늘렸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지진 등 대형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전기없이 작동하는 수소제거설비 등 29건의 개선사항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공사비 6조8500억원, 하루 최대 3천명 투입
신고리 3호기는 동급 4호기와 함께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기존 고리원전단지 일원에 들어섰다. 2000년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돼 이듬해 건설기본계획을 확정했고, 2006년 국내 플랜트·건설사들과 설계 및 주요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2기 공사비는 6조8561억원으로 kW당 건설단가는 232만4000원이다. 이는 OPR1000 대비 약 21%, 프랑스 EPR 노형과 비교해선 148% 각각 저렴한 수준이다. 설계는 한국전력기술, 원자로 등 주요설비는 두산중공업, 시공은 현대건설·두산중공업·SK건설이 각각 맡았다.

신고리 3호기는 2007년 9월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을 얻어 부지정지공사에 착수했다. 2008년 원안위로부터 건설허가를 받아 3호기 본관 기초굴착이 이뤄졌고, 같은해 처음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이후 구조물 공사와 기전공사, 계통별 상온기능시험을 거쳐 2013년 규제당국에 운영허가를 신청했다.

1400MW급 원전 2기를 증설하는 이 사업은 규모면에서도 역대 최대다. 인천국제공항 건설비(6조2000억원)보다 많은 공사비가 투입됐고 기본계획부터 완공까지 14년이 걸렸다. 공사기간 투입된 연인원은 620만명이며 하루 최대 3000여명의 인력이 동시 참여했다.

원전 건설에 투입된 콘크리트는 레미콘 트럭 10만대 분량인 70만㎡이며, 10만톤의 철근과 5000km 길이의 케이블(전선)이 사용됐다. 시공 및 협력사를 포함한 건설참여사는 300여곳에 달한다. 1기당 연간 예상발전량은 104억kWh이며, 연간 418만톤의 유연탄을 수입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한편 3호기와 함께 건설된 4호기는 이달 상온수압시험과 내년 3월 고온기능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3,4호기 전체 사업 종합공정률은 지난 9월말 기준 98.47%이다. 

▲ 신고리 3호기가 지난 3일부터 핵연료 장전을 시작했다.

불량부품 사태 등으로 32개월 공기 밀려 
규제당국의 운영허가를 얻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강화된 원전 안전기준을 충족과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초도품목 수급에 약 7개월이 추가 소요됐다.

이런 가운데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케이블이 납품된 것으로 드러나 품질 서류 점검과 안전등급 케이블 교체에 1년 반 가량이 추가 소요됐고 질소가스 누출사고로 안전진단을 받느라 1개월, GE사의 밸브 부품 리콜로 7개월이 추가돼 계획보다 준공시점이 32개월이나 밀렸다.

물론 새 노형의 건설지연은경쟁국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AP1000 모델로 건설되는 SUMMER 2,3호기는 당초 내년 준공이 예정이었으나 계약사간 분쟁으로 최소 1년 늦춰질 전망이고, Vogtle 3,4호기는 착공 지연과 건설비 초과 소송으로 3년이나 밀린 2019 이후 완공될 예정이다.

이밖에 중국 샨먼 1,2호기와 하이양 1,2호기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 재설계로 각각 2년, 프랑스 아레바사의 EPR 모델을 채택한 플라망빌 3호기와 필란드 오킬로오토 3호기는 철근시공 미흡과 압력용기 용접 불량 등의 사유로 5년에서 최장 10년까지도 준공이 늦춰질 전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경쟁노형인 미국, 프랑스 등의 제3세대 원전과 비교하면 APR1400의 연료장전이 가장 앞서 있다"며 "이번 운영허가와 연료장전은 국내기술로 개발한 3세대 원전이자 UAE 참조발전소가 안전하게 건설돼 우리의 앞선 원전기술과 건설능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전 세계서 71기 건설중…계획단계 원전은 475기
후쿠시마 사고에도 불구하고 신규 원전 확충을 향한 각국의 움직임은 여전히 활발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 원자력 설비용량은 2012년 대비 1.6배, 발전량은 1.9배 가량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주로 중국, 인도, 아프리카, 중동 등 개발도상국이 주역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가 집계한 바에 의하면 현재 약 40여개국에서 71기(74GW)의 원전이 건설되고 있고, 계획단계에 있는 원전도 475기(522GW)에 달한다.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중인 국가는 42개국(488기)이며, 주로 아시아와 유럽에 편중돼 있다.

이중 한국은 신고리 3,4호기를 포함해 4기를 추가로 건설중이며, 2027년까지 신고리 5,6호기·신한울 3,4호기·천지 1,2호기 등 6기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원전기수는 기존 24기를 포함해 모두 34기가 된다.(폐로 원전 제외)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력은 발전단가가 유연탄 대비 19%, LNG 대비 194% 저렴한 전원이자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발전원으로 저렴한 전기공급과 기후변화 대응 등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향후 해외 원전시장에 추가 진출해 국부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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