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tvN의 ‘응답하라’시리즈가 1997, 1994에 이어 1988년을 호출하면서 전작들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가스레인지, 브라운관 TV, 유선전화기, 이조식 세탁기 등 4050세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날로그 가전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1988년에 존재했던 아날로그 가전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진화해 지금은 우리들 속에서 사용되는지 알아본다.

◇주방문화를 바꾼 린나이 가스레인지
▲ 린나이코리아 80년대 가스레인지 광고
극중 LPG통에 가스가 떨어져 가스레인지가 작동하지 않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은 가스레인지 없는 집이 없다지만 당시만 해도 석유곤로를 쓰는 집도 많았고 나름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동일 네 집은 아궁이 형태의 부엌에 곤로를 사용하지만 부유한 성균 네는 현대식 주방에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것만 봐도 당시의 주방형태를 가늠해볼 수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1975년에는 국내 최초로 가스레인지를 출시, 아궁이를 주로 사용했던 전통 주방문화를 서구 입식으로 변모시키며 국민 생활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린나이 가스레인지 COMBI-3 모델은 88년 당시의 기준으로 봤을 때 4포지션 밸브에 화력조절이 쉬운 4단코크를 탑재했으며 가스자동차단장치와 같은 안전기능까지 더해 최첨단을 달렸다.

이 모델은 89년 단종되기까지 15만대가 팔려나갔다. 린나이코리아는 1988 서울올림픽의 성화대를 제작, 기증하는 등 당시 가스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받았다.

시대가 변한 만큼 2015년의 린나이 가스레인지는 88년과 많은 면에서 달라졌다. 안전과 소비자의 편의성이 과거제품에 비해 대폭 강화됐다. 린나이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자동불꽃 조절 기능을 개발해 냄비가 화재위험 온도에 이르게 되면 불꽃 크기를 스스로 키웠다 줄였다 반복 조절한다. 따라서 깜빡 잊고 불을 끄지 않아도 화재의 위험이 없다.

또 타사 제품들은 점화 손잡이 회전각이 125~135도로 손목에 부담을 주는 반면 최근 출시 한 린나이 W시리즈는 업계 최초로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회전각을 최소화한 95도 점화 손잡이를 채택, 손목에 무리 없이 점화할 수 있다.

또 린나이코리아는 냄비에 물이 끓으면 알람으로 알려주고 라면스프와 면을 라면 봉지에 적힌 시간대로 타이머를 설정한 후 투입, 설정된 시간이 지나면 가스 불이 자동으로 꺼지게 되는 자동요리 가스레인지 라면쿡을 세계 최초로 출시해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애벌빨래 세탁기능 간직한 이조식 세탁기
▲ 드라마 속에 나온 이조식 세탁기
‘응답하라 1988’ 2화에서 덕선이는 언니가 아끼는 청재킷을 몰래 입다 고생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보이는 세탁기는 반자동 세탁기로, 세탁조와 탈수조가 따로따로 달려 있는 이조식 세탁기였다. 극 중 금성사의 세탁기는 애벌빨래를 할 수 있도록 세탁기 뚜껑에 홈을 파 놓은 제품이다.

세탁기도 진화를 거듭하면서 이런 형태의 이조식 세탁기는 사라졌는데 최근 삼성전자가 이를 부활시켰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세탁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애벌빨래를 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삼성전자 세탁기 ‘액티브워시’는 상판에 개수대·빨래판을 설치해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애벌빨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1988년으로 돌아간 2015년의 세탁기 삼성 액티브워시는 빅히트를 치며 200만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상이상으로 크고 얇아진 TV
동일이네 집에는 빨간색 TV가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금성사는 1966년에 국내 최초로 국산 1호 흑백 TV를 출시했고, 뒤이어 1973년에 자바라 흑백TV, 1977년 국내 최초 컬러 브라운관 TV인 ‘CT-808’을 생산해 전량 북미지역으로 수출했다.

1980년에는 국내에 컬러TV를 시판했고, 1984년에 국내 최초로 디지털 TV를 출시했는데 드라마 속 TV는 1980~1983년 사이에 출시된 컬러TV로 추정된다. 1966년 최초의 국산 TV 화면크기가 19인치였고 드라마 배경이던 1980년대는 20인치대 TV가 주를 이뤘다.

오늘날의 TV와 비교하면 CRT 방식으로 매우 두꺼웠고, 4:3 비율이었으며, 오늘날의 모니터보다 작은 20인치대 초반 제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5년의 TV는 88년도와 비교하면 진화가 아닌 아예 다른 장르의 새로운 제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변신했다. 당시에는 브라운관을 사용해 20인치 대 TV도 두께가 30cm가 넘었는데 오늘날에는 LCD/PDP/LED를 지나 LG전자가 OLED TV를 선보이고 있다. 이 OLED TV는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만들면서 색을 내는 만큼 두께가 매우 얇다. LG전자의 55인치 UHD OLED TV 두께가 고작 4.8mm에 불과할 정도로 얇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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