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ㆍ반환경' 성향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달 하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기존 입장을 극적으로 전환하는 발언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일요신문 <옵서버>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 총리실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방출량을 줄이기 위한 교토의정서에 줄곧 반대했던 부시 대통령이 태도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크리스마스 전 부시 대통령과 기후 변화에 대해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눴으며, 부시 대통령이 처음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총리실 관리들은 말했다.

  

미국 정부의 입장이 새로이 바뀜에 따라 블레어 총리는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협상에 돌파구가 열리고,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 체제를 잇는 후속 기후협약의 골격이 6월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총리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우리는 교토의정서 후속 체제에 대한 합의의 출발점을 보고 있을 수 있다"며 "부시 대통령은 더 철저한 조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정부는 이달 초 온난화의 여파로 빙하가 녹으면서 알래스카에 서식하는 북극곰이 멸종 위험에 처했다는 이례적인 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예전과 다른 입장을 보여주었다.

  

블레어 총리는 또 작년 말 미국 상원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간선거 승리로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이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책들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들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소식통은 과거에도 부시 대통령이 기후 변화 문제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였다가 막상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감축하는 문제에 가면 양보를 하지 않았다며 부시의 노선이 변했다는 주장에 회의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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