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현 정부 들어 출입처 일선 대관 업무 담당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하소연은 불통이다. 민간은 물론 공기업, 심지어 공공기관까지 소속을 불문하고 반응이 유사하다. 일단 만나기 어렵고, 만나더라도 소통의 깊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소통은 경청과 대화가 핵심인데, 잘 듣지 않고 잘 얘기하지 않으려 한다니 당연한 결과다. 물론 상대는 정부, 더 정확히는 부처 실무 당국자들이다. 유독 이번 정부 들어 왜 이렇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불통 이미지가 고착화 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분석은 여러가지다. 다들 윗사람만 쳐다보니 좌우를 둘러 볼 여력이 없어서 그렇다, 그게 아니다 뉴스서 워낙 시끄럽게 떠들어대니까 뭘 해도 자신감이 생기겠냐, 그것도 아니다 공직생활은 책임질 일은 피하고 돋보일 일만 찾는 게 상책인데 혹 당신이 골치 아픈 일만 가져가는 것 아니냐 등등. 혹자는 당국자들의 역량이 이전에 비해 많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이 풀어내야 할 현안의 난이도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다단해졌다는 것이 문제란다. 이러나 저러나 흉금 터놓고 소통할 관가 사람들이 줄고 있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정책 입안자든 신문기자든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 책상머리에서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진종일 수화기를 붙들고 있어봐야 사무실 안이다. 아무리 잘 정리된 보고서라 할지라도 오감으로 느끼는 현장의 생생함을 따라잡을 수 없다. 먼저 귀를 열고 눈을 마주치면 상대방의 감정흐름까지 읽어낼 수 있다. 그러다보면 판단에 대한 자신감이 붙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시야가 열려 더 넓게 볼 수 있다. 가장 무책임한 공직자는 실책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또는 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우유부단이 대표적이다.  

특히 직접 구둣발로 현장을 나가지 못할 지언정 멀리서 소통하겠다고 찾아온 이들을 냉대해 돌려보내면 곤란하다. 더러 상대의 말속에 실마리를 풀기 위한 단서가 있고, 훌륭한 정책의 기초가 되는 아이디어가 숨겨져 있다. 귀를 열고 있어야 고객이 짜다고 말하는지 싱겁다는지 들을 수 있고, 눈을 크게 뜨고 안색을 살펴야 고객이 만족하는지 불만이 쌓였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불통을 호소하는 정책 이해관계자들의 하소연이 하늘을 찌른다고 한다. 손님이 짜다면 짠 거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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