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난, 식사지구 자이아파트와 협약…도시가스 완전 배제
분양 성과에 따라 가스취사 아닌 전기레인지 채택 늘 듯

▲ 안용모 지역난방공사 북부사업본부장((오른쪽 3번째)과 김형필 gsp 대표(왼쪽 3번째) 등 양사 관계자가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투뉴스] 아파트 내부에 가스레인지 등 일체의 도시가스시설 없이 난방은 지역난방을, 취사는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다. 전기가 보조난방은 물론 취사(음식조리)까지 점차 영역을 넓혀나가면서 생활에너지 시장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김성회)는 11일 고양지사에서 일산 식사2지구 아파트개발시행사인 (주)GSP와 ‘지역난방+전기취사’를 도입하는 내용의 집단에너지 공급협약을 맺었다. 난방과 급탕용 열은 한난이 지역난방을 통해 공급하고, 취사는 빌트인형 전기레인지(인덕션)를 설치, 조리하는 방식이다.

GSP는 고양시에 있는 식사2구역에 3100세대 규모의 아파트단지와 250호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공사는 GS건설(자이아파트)로 정해졌다. 내년 초 분양에 나서 오는 2018년에 입주하는 일정이다.

▲ 도시가스 없이 '지역난방+전기취사'가 처음으로 도입되는 식사2지구 자이아파트.
식사2지구 자이아파트는 2012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후 올해 7월 도시가스 개별난방으로 실시계획 인가를 받았다. 이후 분양실적 증대를 위해 지역난방 도입을 한난과 협의에 나서 이번에 난방방식을 지역난방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난방만 바꾼 것이 아니라 취사용 도시가스 공급도 아예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역난방+전기취사’ 방식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을 것이란 판단 아래 가스공급을 위한 배관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가스공급을 위한 시설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배관건설비용이 들지 않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이전에도 사무+주거 겸용으로 쓰이는 오피스텔이나 소규모 주상복합아파트 일부에서 ‘지역난방+전기레인지’ 또는 '전기 난방 및 취사'를 쓰는 사례가 있었지만 3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가스레인지를 설치조차 하지 않은 채 전기취사를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사를 위해서는 아파트 주방에 빌트인 형태의 전기레인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전기레인지는 자기장으로 용기를 직접 가열하는 인덕션과 내부코일을 통해 열을 내는 하이라이트 방식으로 나뉜다. 요즘 판매되는 레인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조합하고 있다.

전기레인지는 가스레인지처럼 연소 작용이 없어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고, 가스폭발이나 화재 위험도 사라져 최근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화력도 가스레인지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으며, 에너지요금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판매업체들의 주장이다.

▲ 최근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레인지가 주방에 설치된 모습.

지역난방공사는 이번 공급협약으로 집단에너지 非고시지역에 공급거점을 마련한 것은 물론 신규수요를 창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지역난방+전기취사’ 방식이 본격화될 경우 집단에너지 공급확대에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이를 반기고 있다.

도시가스사 입장에서는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일단 수익성이 거의 없는 취사전용 공급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투자비 절감 및 안전관리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조난방에 이어 취사용까지 전기가 잠식, 도시가스 사용 완전배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위기의식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안용모 한난 북부사업본부장은 이와 관련 “지역난방과 전기취사가 결합하는 이번 시도가 향후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에너지 선택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에너지융합시대에 접어든 만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슨 에너지든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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