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등록되어 있는 모 기업 대표는 지난해 모 기관이 주관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시회 참가를 갑작스레 독촉받고 준비하느라 혼이 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상(賞)까지 받은 터라 외면할 수만은 없었다. 이 같은 '울며 겨자 먹기'식 전시회 참가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에게 있어서 흔한 일이 돼 버렸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시회는 에너지관리공단과 대구컨벤션센터, 김대중컨벤션센터 등이 주관하는 3개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부산시도 개최에 나설 예정이어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관련 전시회가 늘어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며 원칙적으로 이를 반대할 명분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차별성 없는 전시회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참가업체 섭외와 단체관람객 유치에 급급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된 모 전시회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의 참가부진으로 '에너지전시회'란 이름을 무색게 했다. 관람객도 초중고 학생들을 동원(?)한 단체관람객이 주를 이뤘고 업체들의 '볼멘소리'는 끝없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 '공급과잉'이 낳은 참극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관기관은 올해 가장 이른 시기로 개최시기를 변경하는 진풍경을 낳았다. 그러자 타 개최기관의 항의와 비방전이 이어지고 전시회를 바라보는 업계의 반응은 더욱 냉담해지고 말았다.

전시회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참가업체 수나 관람객 수가 아니다. 비록 참가기업과 관람객이 적더라도 활발한 비즈니스 상담과 판매계약이 이뤄진다면 업체들은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다.

이제라도 전시회를 개최하는 기관은 외형적인 구색맞춤을 버리고 참가업체들에게 '돈'이 될 수 있도록 해야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전시회는 교육장이 아닌 비즈니스의 공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전시회가 양적 증가와 함께 질적인 성장도 이루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차가운 시선이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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