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ㆍ중ㆍ남미 대륙에 부는 신재생에너지 바람

선조가 신대륙을 개척했듯이 아메리카 대륙의 후손은 신에너지를 개척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검은 진주의 대륙이라면 아메리카는 무색 진주를 품은 보고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태양열ㆍ수력ㆍ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해 원유수입 감축을 꾀하고 있는 아메리카에 눈을 돌렸다.

 

물 자원이 풍부한 캐나다는 수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 목질계 바이오매스 개발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對)중동 의존를 급격히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종류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태양의 나라답게 멕시코는 지열과 태양열 에너지 개발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또 브라질은 30년 전부터 바이오에너지 보급에 국운을 걸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4대 신재생에너지 대국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현황을 짚어봤다.  


◆물자원 풍부한 캐나다…수력 발전으로 59% 전력 생산
캐나다는 화석연료를 포함한 천연자원이 풍부해 신재생에너지원을 개발하지 않아도 자국의 에너지 공급엔 큰 무리가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환경을 중시하는 국가인 캐나다는 수력과 목재산업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캐나다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중 수력은 98%를 차지한다. 캐나다는 수력으로 연간 3억달러(캐나다달러)의 사업성과와 70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소효과를 거두고 있다. 캐나다는 특히 개발이 용이하고 투자 회수가 빠른 소수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인다. 캐나다는 해마다 600MW급 이하의 소수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도 캐나다의 '원유 독립운동'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캐나다 국토의 44%는 산지로 뒤덮여 수림자원이 풍부하다. 펄프나 제지산업이 발달했는데 이들 제조업자들이 목재 칩, 톱밥, 나무껍질 등과 같은 목재 잔류물을 이용해 약 400페타주울(PJ)의 바이오매스를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된 바이오매스는 캐나다 주요 에너지 수요의 5%를 공급한다.

 

사실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포함한 폐기물에서 얻어진 바이오에너지는 캐나다에서 시작됐다. 캐나다 정부기관에 따르면 폐기물에 의한 총 발전량은 현재 약 750GW로 향후 10년간 2배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기타 신재생에너지 이용 활성화를 위해 캐나다 정부는 ▲태양열 시스템과 고효율 저배출 바이오에너지 연소 시스템 채택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재생에너지 도입 제안 (REDI)'(1997) ▲각 지방정부에 의해 풍력 에너지 할당량을 최저 1MW에서 10MW, 최대 300MW로 규정한 '풍력 발전 인센티브 (2002)' ▲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을 정부가 구입하는 것 등의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2003년 현재 캐나다의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약 4079만toe(석유환산톤)이며 총 에너지 공급량 중 15.3%를 차지한다.

 

◆신재생에너지 부국, 미국
미국은 신재생에너지분야 투자에 가장 매력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학계의 활발한 연구 활동, 일반 국민의 환경친화적 인식과 참여 등이 그 같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 특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을 줄이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에 주목할만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5년까지 중동 원유수입량의 75%를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생산 용량 25% 증설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매스, 풍력, 태양 에너지 등의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정부의 보조금과 민간 공익사업, 일반 국민의 참여로 탄력을 받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생성된 전기를 사용하는 대가로 비싼 전기료를

기꺼이 내겠다는 시민 의식이 그 어느 나라보다 높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 통계에 따르면 총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량은 2003년 현재 약 4.5%인 1억318만toe였다. 이 중 풍력에너지의 보급증가율이 7.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가장 바람이 많은 지역은 태평양과 아틸란틱 해변 근처, 록키 산맥과 아펠라칸 산맥 부근, 북다코타 주, 몬타나 주, 요밍 주와 같은 대평원 지역이다. 이 세 개 주의 잠재적인 풍력에너지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총 에너지량과 맞먹는다. 풍력 발전 시스템의 발전 단가는 설치 지역의 풍력 자원에 따라 달라지나 현재 운전되고 있는 미국의 대규모 풍력 단지들은 kW당 약 750달러다. 또 계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병행하면 풍력 발전은 15년 안에 kWh당 3.9센트라는 단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운송용 연료(하이브리드 및 수소전지차용)개발 ▲주거용 전력(태양열 및 풍력 발전)개발 ▲옥수수와 고구마와 같은 식물재료에 효소분해 및 발효 등 바이오기술을 적용해 생산한 바이오에탄올 상용화를 신재생에너지 보급 방안으로 정했다.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는 ▲공공편익부과금 제도-전기 사용량 kWh당 0.1~0.3센트를 부과해 이를 에너지 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이용 확대에 지원하는 제도 (31개 주에서 시행 중-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연간 약 4300억원, 매사추세츠주의 경우 약 1800억원, 뉴저지주 1500억원에 이름) ▲신재생에너지 주 정부 할당제도 추진(현재 15개주가 법제화해 적용) 등이 있다. 

 

지난해 8월 미 에너지부는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20억달러 지원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셀룰로오스 에탄올ㆍ태양광ㆍ풍력발전의 재정적 위험성을 경감하기 위해 마련됐다. 바이오매스에 의한 발전은 2003년 5만9762GWh로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16.6%를 차지하며 미국의 정책적 지원으로 보급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에너지 정책에 관한 법안인 'EPAac2005' 시행결과 27개 에탄올 생산공장을 시공해 400여개 이상의 E85(에탄올 85%+휘발유 15%)주유소를 설치했다. 에너지 효율이 향상된 가정 및 건물, 고효율 차량 구매자를 대상으로 세금 공제 혜택을 부여했다. 현재 100만호 태양광지붕 주택 보급사업으로 2002년까지 212MW를 보급하는 데 성공했다. 또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단가(피크 타임 기준 kWh당 25센트)가 유연탄보다 20%가량 저렴해지고 풍력 발전의 설비단가는 화력 발전소의 1.5배 수준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지열ㆍ태양의 나라, 멕시코
현재까지 지열발전의 선두주자는 2.2GW를 가진 미국이지만 화산지역이 많은 멕시코가 향후 지열에너지 발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에는  500개 이상의 온천지역이 있으며 케로 프리에토 바자 캘리포니아에는 약 700MW 규모의 지열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멕시코는 2400MW의 지열 발전 전력을 공급할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최대 지열 발전지역은 620MW 규모의 튜나-엔세나다-멕시칼리레스(Los Azufres) 지역의 지열 발전소로 약 98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는 뜨거운 태양으로도 유명하다. 멕시코 전역의 3/4 이상이 1㎡당 5kW의 전력생산이 가능해 총 3500M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해 태양 에너지가 풍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연간 일조일이 290일 이상으로 태양광발전에 매우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주택 지붕 크기의 태양광 발전기의 전력 생산량은 전력 소비량의 100배에 이른다.  멕시코는 미국에 비해 2배 이상 태양열 전력 생산 가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태양열 에너지 생산 가능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정평이 높다. 그러나 이를 산업으로 발전시키거나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3년 현재 멕시코는 전체 에너지 공급량의 9.8%인 약 1539만toe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

 

◆바이오 자동차가 질주하는 브라질
브라질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40.7%에 이른다. 이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집권 후 더욱 꾸준히 추진한 바이오디젤 보급 정책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실바 대통령은 2010년부터 디젤 연료에 바이오 디젤을 5%를 의무적으로 혼합 사용하도록 할 방침을 최근 발표했다. 또 2008년 1월로 예정된 2% 의무혼합 사용 일정도 내년 7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는 실효성이 입증된 바이오 에너지 생산계획에 대해서는 개발 및 생산 과정에 필요한 비용의 90%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조만간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브라질은 지난 30년 동안 석유 대체연료로 에탄올 개발 정책을 추진해왔다. 브라질은 지난 1979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에탄올 상용화를 위해 모두 160억달러를 투자했다. 2000년 들어 상용화에 성공했다. 정부의 이러한 지원에 탄력을 받아 브라질 길거리를 활보하는 자동차 10대 중 2대는 바이오 자동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쯤 되면 브라질을 바이오 에너지의 선진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라질에서 에탄올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가장 저렴한 에탄올 원료인 사탕수수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이 세계 1위 사탕수수 생산국이다. 미국산 에탄올은 옥수수에서 추출하는데 생산비용이 브라질보다 30% 이상 많다. 브라질은 지난 20년간 사탕수수 생산비용을 1년에 1% 이상 절감했고 생산성도 크게 늘렸다. 2006년 브라질은 172억리터의 에탄올을 생산해 전세계 생산량의 36%를 차지했다.

바이오 연료 생산업체들은 농민들과 10년 계약을 맺어 수매를 보장하는 등 바이오 디젤 공급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이들이 사들이는 바이오 디젤의 원료에 농민에게 직접 구매했다는 인증을 붙여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수요도 늘리는 효과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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