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투뉴스]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에서 반기마다 발행하고 있는 ‘국제 유가 현황 및 전망’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56.29달러로 전년 동기 가격인 105.26달러보다 47% 하락했다.

내년 상반기 두바이유는 세계 석유공급 과잉 상황 지속, 이란 핵협상 타결, 그리스 경제 위기,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올해보다 더 하락해 51.62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내 주위에서 자동차를 운행하는 아내와 친구들은 원유가격이 불과 일 년 전 100달러에서 현재는 50달러로 반토막이 났는데, 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느냐고 묻곤 한다.

이에 대한 정답은 내가 근무하고 있는 에경연과 함께 울산으로 이전한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하는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 세전 생산 가격은 리터당 522원이지만, 여기에 교통에너지환경세·교육세·주행세가 745.89원, 수입부과금 16원, 관세 8.3원, 부가가치세 143.58원 등 세금이 모두 913.77원에 달하고 있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금이 63.6%를 차지하는 전국 평균 가격 1435.77원인 휘발유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우리나라 기름값 체계는 국제유가가 절반으로 떨어지거나, 반대로 배로 올라도 이를 제대로 반영할 수가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필자는 올해 3월부터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으로 경기도에서 울산으로 옮겨 근무를 하고 있다. 주말에 울산에서 버스를 타고 가족이 있는 경기도 군포에 있는 집으로 올라가다 보면 2차례 정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른다. 휴게소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편의점에서 500㎖ 한 통에 500원인 생수를 구입한다. 즉 생수는 1리터에 1000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 나라 내 땅에서 나오는 생수 1리터와 중동 등 이역만리 타국에서 유조선으로 실어 와 고도의 정제 과정을 거쳐 제품으로 나오는 휘발유·경유·등유 등 기름 1리터 가격을 비교해보면, 기름값이 약간 비싸거나 비슷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직까지 크게 의문을 품지 않는 모양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정유회사는 리터당 522원에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각종 세금을 부과해 비싸게 팔고 있다.

물론 정부도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유류세·주세·취득세 등 각종 세금을 걷어야 한다. 이 경우 각종 세금에 부과되는 세액 책정 방식에 관해 국민에게 정확히 설명할 의무가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일반 국민 대부분이 저유가임에도 불구하고 정유회사의 농간으로 인해 기름값이 안 내린다고 오해를 하고 있는 점이 이를 짐작케 한다.

정유사 근로자나 관련 기관에 종사하는 관계자 입장에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가져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생수 가격과 비슷한 기름값에 더 따뜻한 애정과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물론 기름은 우리 땅에서 나오는 자원이 아닌 100%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절약의 생활화가 변함없는 화두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나저나 요즘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수 값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싸다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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