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위가 지속하는 가운데 제주시내 대형 사업장이나 공공기관의 에너지 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시민연대는 9일 “제주시내 주요 사업장과 기관을 대상으로 실내 냉방온도를 측정한 결과 대부분 실내온도가 적정 수준을 밑돌아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가 지난 7∼8일 가장 기온이 높이 올라가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제주시내 38개 주요 사업장과 기관을 대상으로 실내온도를 조사한 결과 대형할인점(3곳)은 평균 실내온도가 23.86도였고, 은행(9곳) 24.54도, 극장(3곳) 24.34도로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인 26∼28도를 훨씬 밑돌았다.

 

또 패스트푸드점(5곳)과 관공서(17곳)는 각각 25.68도, 26.27도로 비교적 적정온도에 가까웠으나 여전히 적정온도보다 낮았다.

 

조사대상 중 에어컨과 함께 선풍기를 사용하는 기관은 6곳(15%) 밖에 되지 않았으며, 커튼이나 블라인드와 같은 햇볕 차단막을 설치해 냉방효과를 높이는 곳도 전체의 절반 정도인 20곳(50%)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이 가운데 3곳은 출입문을 항상 열어놓아 냉방효과를 떨어뜨임으로써 에너지 낭비가 심한 것으로 지적됐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여름철 실내온도를 1도만 높이더라도 약 2조 원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며 “ 실내외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나게 되면 자율신경계통에 이상이 와 현기증이나 두통, 심장질환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적정 냉방온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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