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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역사가 판단한다
[393호] 2016년 01월 04일 (월) 08:00:16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이투뉴스]“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오로지 역사뿐이다”

조선시대 최악의 폭군인 연산군이 남긴 말이다. 입에도 못 담을 패악을 저지른 무소불위의 권력도 두려워한 ‘역사’는 훗날 2016년 병신년(丙申年) 국내 에너지산업을 어떻게 기억할까.

최근 높은 전력예비율이나 저유가는 에너지 이슈에 대한 감각을 무뎌지게 만드나, 이미 에너지는 일상으로 한걸음 더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부터 9·15 순환정전, 저유가로 인한 경제침체, 온난화 등 기상이변을 야기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수많은 국가수반이 파리에서 공동 노력을 다짐하는 등 국내외로 굵직한 이슈가 한 궤로 관통하는 바는 결국 기존 에너지 권력의 조정이다. 

1960~1980년 산업발전을 위해 대규모 설비로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했던 우리나라도 최근 원전이나 화력발전소, 전력망 조성 등 관련사업 추진 때, 과거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주민동의가 주효한 성패 요인이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분산전원 확대나 전력시장 개방도 시민이 에너지산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파리기후당사국 총회 연설 때 언급한 에너지프로슈머도 생산·소비주체로 개개인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의미와 같다. 

하지만 에너지신산업으로 각 경제주체를 끌어들여 100조 규모의 경기부양효과를 거두겠다는 야심차나 자칫 단기성과주의와 금전주의에 매몰될 수 있는 시각과, 국가와 일부 기업이 에너지시장에 대한 권력을 독단으로 행사하겠다는 이원화된 의식구조가 과연 각 사회·경제주체의 온전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에너지시장 변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함께 부담하고, 결실을 공평무사하게 분배하는 사회·경제구조는 하루 아침에 마련할 수 없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고도의 정치활동이 요구된다.

정부도 과거보다 좀 더 주도권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이제 에너지산업에 시시각각 참여하는 시민이 시장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권력을 의식해 세상의 흐름을 역행하는 시대는 기차 밖  역의 풍경처럼 지나가고 있다.    

대규모 화석에너지 이용으로 한동안 시민이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시기는 없었다. 하지만 신 기후체제로 다시 시민이 에너지 생산 및 소비에 대한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세계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에너지 권력이 현재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해 역사의 판결을 의식하는 원년이 올해가 됐으면 한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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