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클로즈, 대한항공 국익위반 VS 아시아나 노선 취항 훼방 술책

인천~파리 노선 복수 취항을 둘러싸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격한 감정대립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인천~파리 노선은 국적항공사로는 대한항공이 운항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몇 해전부터 유럽 시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이 노선의 취항을 적극 희망해 왔다.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17일 서울 서소문 본사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프랑스 정부가 내세운 파리 노선 복수 취항 요건인 양국 간 항공수요 40만명이 돌파될 만큼 복수화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하나 '유럽연합 지정항공사 조항(EU Community Clause)'을 수용하면서까지 파리 노선 취항을 추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EU 클로즈 수용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을뿐더러 복수 취항 거부를 위한 핑계로 대한항공이 또다시 노선 취항을 막으려는 술책이라며 맞서고 있다.


EU 클로즈는  EU 각국이 국적항공사 지정시 일정 요건만 갖추면 EU 공동체 27개 모든 회원국 항공사를 국적항공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한항공의 주장 요지는 우리 정부가 이 조항을 수용하면 국익에 위반된다는 논리며 아시아나항공은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해도 운항 편수 제한 등 조치를 통해 제한 없는 운수권 확대나 상대 항공사 취항 허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며 맞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정부가 프랑스와 회담시 EU 클로즈를 수용하면 결국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EU 모든 회원국으로부터 수용 요구를 동의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는 "파리 노선 연간 수송객 40만명이 1~2년 내에 넘으면 아시아나항공의 복수취항이 자연스레 이뤄지는데 EU 클로즈를 수용하면서 파리 노선 복수 취항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정부도 EUㆍ미국 간의 협상 방식대로 EU를 대표하는 단일 협상 주체와 운항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포괄적인 항공자유화 협상의 틀 안에서 논의를 진행해 협상 당사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프랑스 정부가 최근 거론하고 있는 EU 클로즈는 그동안 계속 내세웠던 '항공수요 40만명 이상'라는 조건의 충족 가능성이 커지자 추가로 들고나온 거부용 명분이라고 비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한국ㆍ프랑스 복수항공사제 도입 추진에 대해 더 이상 명분이 없어지자 EU 클로즈를 빌미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호되게 비판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EU 클로즈를 수용해 복수항공사제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양자 간 공급 총량은 동일하며 오히려 시장 경쟁과 국적항공사의 경쟁력 강화를 촉진해 한국인이 대다수인 소비자들의 편익과 국익을 증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EU클로즈 수용이 제한 없는 운수권 확대나 상대 항공사 취항허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과천에서 열리는 건설교통부 주재로 한ㆍ프랑스 항공회담을 열며 외교통상부는 EU와 외교ㆍ경제적 관계를 감안해 EU 클로즈 수용을 통해 파리 노선 복수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7산업 또는 종합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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