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스페인 살인독감이 5천만명이라는 엄청난 목숨을 앗아간 이유는 인체에 극렬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그 바이러스(H1N1)가 보통 독감바이러스보다 25배나 강한 맹독성을 띠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 바이러스학교수 가와오카 요시히로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재생시킨 스페인 살인독감 바이러스를 철저한 생물학적 보안이 이루어진 실험실에서 영장류인 머카크 원숭이 7마리에 주입한 결과 면역체계에 "폭발적인"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바이러스가 보통 독감바이러스보다 빠르게 확산되면서 순식간에 폐가 손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숭이는 바이러스 침입사실을 면역체계에 알리는 특정 단백질들인 알파와 베타 인터페론, 사이토킨, 케모카인이 폭포처럼 쏟아졌고 바이러스는 더욱 맹독성을 띠면서 폐조직을 무차별 침투, 파괴했다고 가와오카 박사는 말했다.

 

가와오카 박사는 스페인 살인독감 바이러스가 어째서 그토록 치명적이었는지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실험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히고 이 결과는 장차 이와 비슷한 살인독감이 다시 나타났을 때는 감염초기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의 급격한 반응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험에 참가한 캐나다 공중보건국(PHA)의 다윈 코바사 박사는 현재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H5N1도 스페인 살인독감 바이러스와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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