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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기술 PES(Power Engineering School)를 다녀와서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3학년 조초우
[398호] 2016년 01월 28일 (목) 18:33:14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한국전력기술(사장 박구원)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주요대학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전력기술분야 미래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인 ‘Power Engineering School(이하‘PES’) 겨울캠프’를 개최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이번 PES 겨울캠프에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북대학교, 전남대학교 등 전국 주요 34개 대학의 이공계열 2~3학년 대학생 63명이 각 학교의 추천을 받아 참가했다. 참가생들은 7일간의 발전소 엔지니어링 전문강의를 비롯해 월성원전 및 하동화력 견학, 인문학 특강 등 합숙 교육을 받았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조초우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3학년) 학생이 후기를 보내왔다. 


   
나와 같은 배경의 친구들과 어울리던 어린 내게 학교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크나큰 도전이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겪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어렵지만 용기를 내 학교 밖으로 나온 곳이 한국전력기술에서 주최하는 PES(power engineering school) 겨울캠프였다.

캠프 참여 이전까지 캠프에 대해서 들어보지도 못했기에 다소 두렵고 떨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나는 지금 만난 이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학교 밖을 벗어난 경험을 통해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를 잠시라도 얻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 뿐이었다.

그랬던 내가 캠프를 통해 나와 다른 배경의 친구들을 만나 그 인연을 계속해서 지속해나갈 수 있게 되었고 환경에 적응한 채 도전의식이 없었던 내 자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따뜻한 사랑을 얻고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크나큰 행운이었다.

어리석게도 복을 받게 된 첫날에 내가 목표로 하던 것은 뽑힌 학생 중에서 10명을 선출해 수여한다는 장학금이었다. 당시 나는 캠프에 참여한 친구들을 모두 경쟁자로 보았던 것 같다. 때문에 이 친구는 어떤 친구일까 라는 물음보다 이 친구는 어디 학교 출신일까라는 궁금증이 더 앞섰다. 나중에 더 큰 재산이 될 나와 다른 배경의 친구들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장학금이 더 탐스럽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들을 만나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전에 학교 출신만으로 섣불리 그들이 이제껏 살아온 삶을 지레 짐작하려고 했다. 다시 말하건대 그런 안일한 생각을 가진 나는 참 어리석고 부족했다. 다행히도 내가 가지고 있던 이러한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차 누그러졌다. 나는 수업을 듣는 그 순간보다 나와 다른 배경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 순간동안 내가 배우지 못했던 것을 배워가며 성장했다.

내가 학교 수업에서 미처 배우지 못했던 것들이 그들의 몸에 자연히 배어있었고 나는 이를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고 싶어 많은 친구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 중 한 친구는 당찬 꿈을 현실로 실현시킬 줄 아는 친구였다. 나는 내게 주어진 틀 안에서 사는 것이 편하고 새로운 환경에 나가는 게 겁이 나는데, 그 친구는 세계를 무대로 큰 꿈을 펼쳐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을 꿈에 머무르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마음속에 큰 지도를 그려놓고 있었다.

그 때 나는 비로소 생각했다. ‘아 이 친구는 뭘 해도 크게 되겠구나!’ 지금의 학교와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 친구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비전이 있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잘하는 것이 최고라고 느끼며 오로지 적응만을 위해 달려왔던 나는 단 한 번도 내게 주어진 환경 이외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한국 밖의 사회에서 일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꿈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자연히 학교 커리큘럼 수순에 따라 공부하다가 직장을 잡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친구의 포부와 눈빛은 내 가슴을 새로이 흔들리게 했다.

이 경험은 내가 여태껏 잊고 살았던 내 꿈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덕분에 나는 내가 있는 곳 이외의 삶에 대해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이렇게 나를 새로이 깨우쳐주는 친구들이 고마웠고 한마디라도 더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나는 지금 이순간의 달콤한 장학금보다 옆에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고 더 친해지고자 내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내 인생에 있어서 장학금보다 더 큰 자산이 될, 내 옆의 친구들에게 마음을 더 썼던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잘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들을 통해 나는 내가 여태껏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캠프 학생들 중에 실질적 나이가 제일 어린 나였지만 캠프 활동 내내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친구들은 내가 학교에서 만난 그 나이대의 또래들보다 훨씬 더 생각을 깊게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들의 생각의 깊이는 훗날 내가 이들과 같은 나이가 되어서도 따라잡지 못할 그 무언가였다. 때문에 이들과 함께 있는 일분 일초가 아까웠고 내가 내 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로 그들의 삶에 대해서 더 들어보고 싶었다.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다 제각각이었고 아름다웠다. 그들과 친해지는 시간에 집중한 덕분일까. 캠프가 끝난 지금까지도 연락하는 친구들이 있다. 캠프끝나고까지도 친해지리라고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그 중 대부분은 함께했던 조원들이다. 캠프 기간 동안에 조별활동이 있었는데 조별활동을 통해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그런데 이토록 내가 조별활동에서 즐거움을 느꼈던 것은 처음이었다.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하지가 아니라 정말 내가 재미있고 신나서 쉬는 시간 틈틈이 모여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전에 학교에서 했던 조별활동을 통해 여럿이서 모여서 같이 회의를 하는 것에 진절머리를 느끼던 내게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누구하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대충하려는 사람이 없었고 다들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며 생각을 모아갔다. 내가 단순히 나와 맞는 조원들을 만나서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이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이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 더 즐겁고 재미난 일이라는 것을 알아갔고 그 순간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렇게 내 옆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시간을 보냈던 덕분일까. 나는 어느 순간 그들의 삶을 통해 내가 여태껏 이뤄왔던 것들이 많은 혜택을 받았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 혼자 잘나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기에 혹은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혼자서 책상 앞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같이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더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더 값진 삶을 살아가기 위해 시야를 넓히는 방법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들을 통해 꿈을 꾸는 방법을 배웠고, 삶을 배웠고, 함께하는 방법을 배웠다. 나에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준 한전기술의 PES 캠프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글.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3학년 조초우

   
월성원전 홍보관을 방문한 한국전력기술 PES 겨울캠프 참석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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