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의 국경통과 분쟁은 다국간 협력으로 풀어야
에너지의 국경통과 분쟁은 다국간 협력으로 풀어야
  • 에너지일보
  • 승인 2007.01.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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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렬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최근에 발생한 러시아와 벨로루시의 에너지분쟁은 곧 바로 유럽의 에너지안보 문제로 비화됐다. 러시아가 벨로루시에 대해 석유와 가스의 수출가격을 인상하자, 벨로루시는 자국을 통과하는 러시아석유의 유럽수출 송유관을 막고 통과관세를 부과하는 전략을 행사하였다. 이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하였지만, 여러 국가를 통과하는 에너지교역이 상당히 취약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 발생하였던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분쟁도 양국간의 분쟁이 여러 국가의 안보문제로 파급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러시아의 대외 에너지전략을 고려할 때 유럽의 에너지안보는 상당기간 취약한 여건에 처할 공산이 크다. 우선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의존도는 대단히 높다. 유럽은 구소련으로부터 역내 석유소비의 37%를 수입하고 있으며, 가스소비의 21%를 조달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상황을 대유럽 전략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즉, 러시아는 에너지자원을 활용하여 구소련 연방의 동유럽 국가에 대해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에너지 수입액을 극대화하는 실리를 추구하고 있다.


이 같이 어려운 에너지안보 여건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90년대 초반부터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와의 에너지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네덜란드 수상은 소련연방이 해체되기 직전인 90년에 에너지자원과 경제력을 기반으로 하는 서유럽과 소련연방국간의 상호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제안은 소련연방이 해체된 3년 후인 94년에 49개국이 참여하는 에너지헌장조약으로 발전하였다.


동 조약은 구속력이 있는 세계 최초의 다국간 에너지 국제조약으로서 에너지의 국경통과를 비롯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에너지무역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동 조약은 특히 에너지의 국경통과와 관련하여 통과설비에 대한 비차별적 접근보장, 의도적인 통과장애 요소의 배제, 원가보상방식의 비차별적이며 공정한 통과료의 부과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들어 에너지헌장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벨로루시가 동 조약에 따라 에너지분쟁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들 양국은 그러나 이 조약의 비준을 미루고 있어 거기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실정을 고려하여 유럽연합은 러시아와의 정기적인 에너지정책협의회에서 끊임없이 조약의 비준을 협상해 가고 있다.


러시아와 유럽의 에너지안보 사정은 동북아시아의 미래 에너지문제와 다르지 않다.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현재 러시아의 에너지자원을 공동 이용하기 위하여 협력을 모색하는 중이다. 우리가 러시아의 가스, 석유, 전력을 도입하면 몽골, 중국, 북한은 러시아 에너지의 통과국이 된다. 우리가 에너지헌장조약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동북아 국가들이 몽골과 일본처럼 동 조약에 가입하든지 에너지통과의 안전을 담보하는 별도의 조약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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