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원으로 새롭게 일하는 이무호씨

이무호(68ㆍ경기 의정부)씨는 지난해 9월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위치한 SK㈜에서 주유원으로 일하고 있다. 산업단지 내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다 그만둔 그는 2년간 경비원 일을 해왔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1년여간 쉬기도 했다.


"가까운 산으로 등산을 가는 것도 한두번이지…여가로 산을 찾는 것이지 매일 가는 것은 쉬운 게 아닌 거야. 마침 노인복지회관에서 일자리가 있다고 해보지 않겠느냐 해서 찾아갔지요."

그는 지난해 의정부노인복지회관 소개로 3일간 교육을 받은 후 인근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주유원이 단순직이라지만 해보지 않은 일이라 실수도 있었다. 처음 한두번은 주유를 마친 후 주유구를 닫아주는 것을 잊기도 했다. 또 경유승용차가 출시되면서 자칫 혼유에 두려움도 생겨났다. 특별히 일자리를 줬는데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승용차만 들어오면 어떤 연료를 주유하는지 물어봤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처음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당황했어요. 계산하는 방법, 주유하는 방법 등 모든 것이 새로웠으니깐. 처음 한 3주 정도는 정말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씨는 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일 자체는 반복되는 업무다 보니 손에 익으면 오히려 쉽다"면서 "그러나 동료와는 초기에 어울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의 동료이지 선배 주유원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이여서 대화가 힘들고 때론 소외감조차 느껴지기도 했다.


이씨는 "노인으로 대접받을 생각은 없고 일한 만큼 평가받고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며 "실제 일을 해보니깐 이론보다 현장실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씨는 하루 8시간씩 주5일을 일하고 있다.


그는 "취업 이후 꾸준히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깐 오히려 건강도 좋아진 듯하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유소에서 일할 때 주변 사람들이 나를 차별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업무의 양이나 속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을 느끼는 만큼 소외감을 가진다"면서 "그래서 여건이 된다면 혼자보다는 (노인주유원으로) 두 명이 함께 일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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