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작년 한해는 가장 더운 12월을 보냈는가 하면 여름같은 5월을 겪는 등 심한 기후변화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가뭄이 역대 세 번째로 심해 발전소가 정상가동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기상청이 발간한 ‘2015년 이상기후 보고서’는 작년의 경우 이상기후가 예년보다 다양하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봄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황사가 설날 연휴 마지막날에 서울을 급습해 미세먼지 농도가 1044㎍/㎥까지 치솟으면서 5년만에 처음으로 2월에 황사경보가 발령됐다. 기상 관측사상 가장 더운 5월이었던 지난해 평균 기온은 18.6도로 예년보다 1.4도 높았으며 연평균 강수량도 예년의 72% 수준인 948.2mm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가뭄이 계속되면서 39개 시군의 논밭 7000여 정보가 피해를 봤으며 3월부터 한강수계의 소양강댐과 충주댐 횡성댐 저수율이 30% 아래로 떨어졌고 산불은 오히려 26% 증가한 378건이 발생했다. 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7월말 8월초의 전국 폭염 일수는 8.1일로 평년의 5.4일보다 2.8일 더 많았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작년 지구 평균기온은 14.87도로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세기 평균 14도보다 0.87도 높은 것. 이처럼 전 지구에 이상기후를 초래한 것은 지구온난화와 엘니뇨(적도 부근 해수온난화) 현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의 경우 기상이변은 더 심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미국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최고기온은 섭씨 21도를 기록했으며 25일에는 초여름 날씨인 23도까지 올랐다. 또한 북미에서 가장 추운 지역중 하나인 캐나다 동부의 경우 15도가 넘는 역대 최근 기온을 기록해 토론토 시청 인근 네이선 광장의 명물인 스케이트장이 물구덩이가 돼 버렸다.

또한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 미시시피와 테네시, 아칸소 등 중남부지역에서는 토네이도가 수십개나 발생해 이 지역으로 연결되는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고 수천편이 지연되는 항공대란이 일어났다. 영국에서는 집중호우가 몇주째 쏟아져 국가 안보 문제를 다루는 정부 각료회의가 성탄절 아침에 소집됐다.

한편 남미에서는 물난리와 가뭄이 교차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아르헨티나의 동북부 지방에서 폭우가 쏟아져 우루과이 강이 100년만에 최고수위를 기록, 수만명이 대피했으며 파라과이에서도 한달 가까이 연속 비가 쏟아져 7만여명이 대피했다. 그러나 콜롬비아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을 못해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경우 엘리뇨가 기상이변을 주도해 왔지만 앞으로는 ‘라니냐’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라니냐는 엘리뇨와 반대로 적도 무역풍이 평년보다 강해져 차가운 해수가 상승함으로써 동태평양에서 저수온이 심해지는 현상으로 따뜻한 겨울보다 더 추운 봄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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