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만 위원회 "해적들 이윤 남기기 어려워"

[이투뉴스] 유조선을 나포해 석유를 훔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한다. 엄청난 크기의 유조선은 값비싼 화물을 운반하는 만큼 승선이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해적들은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시절 유조선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트랙킹 설비를 망가뜨리고 추적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선박을 가져갔다. 수천 배럴의 석유를 다른 선박으로 옮겨 다른 곳으로 항해시켜 구매자나 불법 정유시설에 석유를 넘겼다.

그러나 지난 6개월간 국제유가가 세계적인 과잉 공급으로 인해 폭락하자 일부 해적들에게 더 이상 석유 도둑은 의미없는 일이 되버렸다는 소식이다. 플로렌시나 아덴니크 우콩가 기니만(灣) 위원회 사무총장은 "배럴당 30달러 이하의 초저유가 시대에 해적들은 배럴당 100달러 이상 때처럼 더 이상 이윤을 남길 수 업게 됐다"고 말했다. 기니만 위원회는 유조선을 통해 석유를 수출하는 많은 나라들이 속해있는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그는 유가 하락이 이 지역에서 해적 활동이 감소한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해적 활동은 유가 하락 전부터 줄어들고 있었다. 2013년 기니만에서 발생한 유조선 해적 활동은 100여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56건이 실제로 피랍으로 이어졌다고 해상 범죄를 추적하는 미국 비정부기구인 해적없는 대양(Oceans Beyond Piracy. OBP)이 밝혔다. 2014년에는 해적 활동이 67건으로 줄었으며 이 중 26건이 실제 점령됐다.

해적없는 대양은 해적 활동 감소는 유가 하락세 전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지역에서 해적 공격의 70%는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2014년 해적 활동은 석유나 디젤 같은 석유제품 운송 선박에 집중됐다. OBP는 "해적들의 유조선에 대한 높은 관심은 석유의 높은 가치로 인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성공적인 석유 강탈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적들의 공격 성공률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기니만에서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해적 활동이 재개됐다. 2013년도 집계된 많은 해적 활동 건수는 소말리아 등 다른 곳에서의 해적 활동이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적 사고는 2011년과 2012년 사이 가장 많았으며, 석유 업계는 대항 조치를 늘렸으며 국제 연합 해군과 무장한 민간 보안요원이 감시 활동을 벌였다.

동아프리카에서 해적 문제가 커지면서 해적들은 주무대를 아프리카 서부로 옮겨갔다고 OBP는 지적했다. 나이지리아 해군 등 보안 기관들은 해적 공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으며 해적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리아드 마리타임 측은 지난해 49건의 해적 활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인근 해상의 해적 피해가 점차 줄어드는 반면 동남아시아 해역이 전 세계 해적 사고의 81%를 차지해 동남아가 해적으로부터 가장 위험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유가가 실제로 해적들의 석유 강탈 활동을 감소시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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