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적극적 충전시설 확대 시책 필요
[칼럼]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적극적 충전시설 확대 시책 필요
  • 이종영
  • 승인 2016.03.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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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이종영] 인류역사에서 자동차에 대한 평가만큼 다양한 것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자동차는 인간으로 하여금 이동의 자유를 확대한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그러나 자동차는 수많은 인간의 생명과 대기오염을 이동자유의 확대에 대한 대가로 요구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한 연간 약 5천명에 육박하고 있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와 자연생태계의 교란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는 더 이상 현대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요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산업화된 대한민국에서 자동차 없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는 국민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자동차에 적용하여 사고를 가능한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를 2020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의 가장 부정적인 요소인 사고발생으로 인한 사망률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차의 또 다른 부정적인 요소인 대기환경오염은 전기, 수소, 천연가스, 태양광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자동차에 의하여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산업계에서 친환경자동차 중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자동차는 상용화를 둘러싼 경쟁상태에 있다. 현재로서는 전기자동차가 수소연료자동차보다 경쟁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친환경자동차는 기존의 자동차산업에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엔진 성능을 자동차제조업의 핵심적 기술로 간직하고 있는 기존의 자동차업계에는 달갑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엔진이 필요하지 않는 자동차산업에 정보통신기업이 쉽게 진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의 부정적인 요소 중 하나인 대기오염을 감축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인류의 발전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제 과점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자동차업계도 도도하게 흐르는 전기자동차의 확산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더 이상 거스를 수 없게 됐다.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촉진하여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도 방지하고 전기자동차산업도 활성화하기 위하여 정부는 지난해 말 친환경자동차법을 개정하여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에 대하여 업무용 차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전기자동차로 구입할 의무를 부과했다. 또한 동법률은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공공건축물, 공동주택, 공공주차장 등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개정했다. 전기자동차는 대부분 주거지에서 전기자동차 운행자가 잠자는 동안 충전하고, 자동차를 운행하는 낮동안 충전된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특히,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많이 보급된 우리나라의 경우에 공동주택에 설치하는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은 전기자동차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필요적 사항에 속한다.

전기자동차의 보급률이 낮은 현재 상황에서 공동주택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공동주택 거주자에게 불필요하고, 전기자동차를 이용하는 특정 거주자에 대한 특혜로 보일 수 있다. 실제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이 설치된 일부 공동주택에서 거주자는 설치된 충전시설의 철거를 요구하기도 한다. 공동주택을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도 공동주택 거주자의 요구사항을 무시할 수 없어 공동주택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다행스럽게 친환경자동차법에 의하여 신규로 건설되는 공동주택에 주차장 대수를 기준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공동주택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에 대한 설치가 의무화되지 않는 경우 전기자동차 보급은 거북이걸음이 될 수밖에 없다. 신규로 건설되는 공동주택은 전체 국민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시대는 이미 도래하고 있고, 대기오염감소로 도시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할 과제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헌법에 의하여 부여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에서 충전시설의 설치에 필요한 비용이나 관리부담을 고려해 기존 공동주택에 충전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는 것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도시민 전체의 건강보호라는 공동체적인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자동차 대기오염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을 충분하게 인식하고, 이에 적합한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를 운행하지 않는 공동주택의 거주자도 충전시설이 설치되면, 해당 공동주택의 시장가치가 상승될 수 있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전기자동차 보급에 기여하여 결과적으로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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