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회원국 생산 줄었는데…OPEC 3월 생산 증대 기여
“생산 동결 참여 안한다” 입장 밝히자 유가 상승세 주춤

▲ 최근 3개월 간 국제유가 추이.
[이투뉴스] 이란이 당분간 유가 흐름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들의 생산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와 함께 OPEC의 3월 원유 총생산량을 늘리는데 기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3월 OPEC 원유 생산량은 3247만 배럴로, 2월 생산량인 3237만 배럴보다 10만 배럴 증가했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제재 해제에 힘입어 전월보다 13만 배럴 증가한 323만 배럴을 기록하면서 OPEC 국가 중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란이 원유 생산동결 불참 의사를 밝히자 유가 상승세가 주춤했다.

◆ 이란 제재 해제, 올해 국제유가 최저치 원인
저유가 기조를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지난 1월과 2월 각각 최저점을 찍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각각 배럴당 27.88달러(1월20일), 22.83달러(1월21일), 26.21달러(2월11일)를 기록해 최저점을 찍은 후 지난달 22일에는 각각 41.79달러, 37.43달러, 41.45달러를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달성했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만에 평균 14달러 이상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모든 유종이 최저치를 찍은 결정적 원인은 이란 제재 해제였다. 제재 해제로 이란산 원유 수출 증가가 예상되면서 과잉공급 지속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아시아 증시 동반 하락과 미 달러화 강세 등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12년래 최저치를 찍은 브렌트유는 이후 저가 매수세 유입 지속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 이란, 원유 수출 늘리면서 생산 동결은 불참 
지난달 8일 180만 배럴의 원유 수출량을 기록한 이란은 한동안 수출 증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로크네딘 자바디 이란 석유부 차관이 수출 증가 지속과 함께 원유 생산량이 올해 40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루하니 이란 대통령도 올해 8월까지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200만 배럴 수준으로 증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의 공급 증가 속도가 이라크를 추월해 2021년까지 생산능력을 394만 배럴로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 석유 관계자는 지난달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과잉 상태인 만큼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이 유가 상승을 이끌기에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의 생산량 공조 합의에 대해서는 그동안 산유국 간 논란이 이어져 왔다. 비잔 장가네 이란 석유 장관이 지난 2월 17일 이라크, 카타르, 베네수엘라 석유 장관들과의 회동 이후 4개국 간 합의된 생산량 동결 합의를 지지한다고 밝힘과 동시에 경제제재로 인해 잃었던 시장 지분을 다시 확보하겠다고 표명하면서 합의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란은 지난달 29일 생산공조에 불참하겠다고 공식 밝혔다.

◆ 산유국 생산공조회의 실효성 의문
상승곡선으로 전환한 국제유가가 최근 일시적이나마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될 산유국 생산공조회의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산유국회의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IEA는 4월 산유국 회의를 “의미없는 모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회담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이란이 생산공조에 불참하겠다고 밝히면서 WTI와 Brent는 각각 배럴당 1달러 이상 하락했다. 

또한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해도 큰 폭의 증가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세신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산유국회의가 전세계 석유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크게 보지 않고 있는 만큼 올해 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와 쿠웨이트 중립지역인 카프지 유전의 생산 재개가 산유국회의를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란 예측도 이러한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카타르의 알 사다 에너지부 장관이 산유국회의에 12개국이 공식적인 참석 의사를 밝혔다며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은 1월 수준의 생산 동결이 세계 석유 공급과잉을 완화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 30일 기준 국제유가는 미 쿠싱지역 원유재고 감소 추정, 산유국 생산 공조 기대감 지속,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상승해 WTI유가 배럴당 2센트 상승한 38.34달러, Brent유가 34센트 상승한 39.60달러, 두바이유가 40센트 하락한 35.05달러에 마감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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