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축소 및 전자계 문제 해결…수용성 획기적 개선
국내 최장·최대용량 직류송전망 '충분한 사전검증 필요' 지적도

[이투뉴스] 동해권에 건설될 신규 원전·석탄화력의 생산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신울진~강원개폐소(평창)~신경기간 76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지중화나 송전탑 축소가 가능한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초고압직류송전)로 전환된다.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동해·강릉·삼척·울진 등에 14GW규모의 대용량 기저발전소가 순차적으로 들어서고 있는데, 일정대로라면 2021년까지 완공해야 하는 송전선로가 경과지나 변전소 후보지 지역주민의 거센 반발로 수년째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어서다.

당국의 이같은 방향 선회로 ‘제2 밀양사태’로 비화될 것이란 우려를 낳던 신울진~신경기 노선 건설은 최대 난제인 수용성을 크게 개선해 국면전환을 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HVDC는 기존 교류고압 대비 건설비가 비싼 반면 지중화와 송전탑 축소가 용이하고 이론적으론 전자계가 발생하지 않는다.

앞서 19대 국회 한전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위 일부 위원은 765kV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대안으로 HVDC 적용 검토를 요구한 바 있으며, 국내 학계 전문가들도 이런 방안이 송전망에 대한 수용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전력당국 내부소식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한전은 정부와의 사전협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 이런 내용을 공론화 하는 방안에 대해 다각적인 기술검토를 벌이고 있다. 아직 구체적 일정이 확정된 것은 없으나 하반기에 접어들어야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전은 일단 긍정도, 부정도(NCND) 않고 있다. “송전선을 친환경적으로 건설해야 하니 HVDC를 검토해보는 것도 당연하다”는 식이다. 하지만 한전은 이미 작년부터 전담 조직과 연구팀을 꾸려 직류송전의 신뢰성 제고방안을 수립하는 등 내부적으론 HVDC 적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부가 연내 HVDC 전환계획을 공식화 하면, 이후 송전망 건설·운영사업자인 한전은 전기위원회 승인과 전문위원회 심의·의결 과정 등을 거쳐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나서게 된다.

이번 계획이 최종 확정되면 전력산업은 또 한번의 패러다임 변화를 맞게 된다. 기술적 측면에선 220km 달하는 국내 최장·최대용량 HVDC가 교류고압 계통에 들어서는 의미가 있고, 사회적 측면에선 송전선로 건설 시 처음으로 수용성이 경제성을 앞선 전례가 된다.

▲ ls산전이 국산화하고 있는 hvdc 싸이리스터밸브.
HVDC는 초당 60번씩 극성(+,-)이 바뀌면서 60Hz 주파수를 유지하는 교류송전과 달리 전력손실이 적고 같은 전압으로 2배 이상의 전류를 전송할 수 있는데다 지중화나 해저포설이 가능해 섬이나 국가간 장거리 송전망 구축 시 활용이 늘고 있다.

국내에선 해외기술을 들여와 1999년 해남~제주간 180kV 해저케이블과 2014년 진도~서제주간 250kV 해저케이블을 각각 깔았고, 육상에선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한전과 알스톰 합작사인 KAPES사가 LS산전과의 협업을 통해 북당진~고덕산단간 500kV 35km 구간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교류고압 대비 아직 건설단가가 8~10배 가량 비싼데다 단일 교류망인 국내 전력계통에 HVDC 계통을 물려 운영할 경우 예상되는 기술적 위험을 충분히 사전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계통이 발전단지 쏠림 등으로 이미 안정도가 취약해진 상태이므로 설비고장 여파가 확대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