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에너지안보 101위의 한국, 그런데 에너지공급 대책은 어디에?
[칼럼] 에너지안보 101위의 한국, 그런데 에너지공급 대책은 어디에?
  • 허은녕
  • 승인 2016.04.11 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허은녕] 국제유가가 작년 말을 경계로 하락을 멈추더니 다시 오름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시작한지도 이미 몇 달이 지나고 있다. 더 이상 늦기 전에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기 좋은 시점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급안정에 대한 대안을, 그것이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든, 신재생에너지든 아니면 원자력이든지 간에, 전혀 말하고 있지 않다.

작년 말,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 WEC)는 ‘2015 Energy Trilemma Index - Benchmarking the sustainability of national energy systems’라는 보고서를 내고, 130여개 회원국의 에너지 분야의 성적을 매겼다. 에너지안보(Energy Security), 환경지속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 및 에너지공평성(Energy Equity) 등 3개 항목으로 평가하는 이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에너지안보 101위, 환경지속성 94위, 에너지공평성 25위, 그리고 에너지 종합 78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치분야가 40위, 사회분야가 32위, 경제분야가 12위인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가 있다.

더 문제인 것은 이 순위가 좋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에너지안보 지수의 경우, 2011년 92위로 시작했으나 2012년 89위, 2013년 103위, 2014년 98위, 2015년 101위 등으로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성적이 100위권인 지표는 이것 하나뿐일 것이다. 환경지속성 지수 역시 바닥이긴 마찬가지이다. 2011년 81위를 시작으로, 2012년 86위, 2013년 85위, 2014년 85위 등 80위권을 유지하더니 2015년에는 94위로 내려앉았다. 그나마 에너지공평성 지수가 우리나라의 체면을 유지하는데 조금 도움을 주었다. 2011년 39위에서 시작해 2014년 25위, 2015년 20위로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안보와 환경지속성의 두 지표가 워낙 성적이 좋지 않고 게다가 개선되지도 않다 보니, 에너지분야 전체 성적은 2011년 73위에서 시작했으나 2015년에는 78위로 하락했다. WEC의 평가로만 보면, 2010년 이후 지난 5년간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모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부의 녹색성장과 해외자원개발, 이번 정부의 원자력안전과 에너지신산업 등 에너지정책들이 모두 국제기구가 평가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분야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수준이 세계 101위와 94위 수준인데도 이를 해결할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에너지 공급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정부가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지난 2014년에 발표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수립과정에서도 석탄과 천연가스간의 에너지 믹스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작년 말 파리 COP21 선언 이후에도 신기후체제에서의 에너지 믹스의 변화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아직까지 발표된 적이 없다. 단지 미션이노베이션 등 에너지기술개발에서 새로운 기획이 눈에 띨 뿐이다.

그렇다고 에너지효율화 부문에서 큰 진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학계가 20년 넘게 건의해온 사항인 전력요금의 현실화는 에너지 수요를 효율화하는 효과는 물론 실제로 국가 재정운용에서도 이득인데도 아직도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원유가격의 하락은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 중심,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높은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불안과 염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저유가의 지속과 맞물려 배기량이 더 큰 대형차와 대용량의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며, 국민의 관심은 에너지안보나 환경지속성에도 모두 멀어질 것이다. 에너지신산업과 기후변화협약으로 겨우 국민의 관심을 끌어놓은 이때, 게다가 국제유가가 바닥을 쳐서 국가경제운용에 여유가 생긴 이때야 말로 다시금 미래를 위한 에너지 공급 대안을 마련할 적기인데, 하루 이틀 지나가고 있다.

21세기 들어와 유럽은 에너지절약과 신재생에너지개발로,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로, 중국도 초대형 에너지회사를 육성하고 파이프라인을 건설하여 에너지위기를 넘기고 미래를 준비했다. 우리나라는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효율화의 기회도 저유가로 인한 에너지안보강화의 기회도 잘못하면 놓치고 갈 것 같다. 우리나라가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에너지안보나 환경지속성에서는 세계 100위권의 최하위 국가라는 사실은 잊지 않았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27길 36 809-2호(구로동, 이스페이스)
  • 대표전화 : 02-877-4114
  • 팩스 : 02-2038-374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욱
  • 편집국장 : 채제용
  • 편집인 : 이재욱
  • 제호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 법인명 : (주)에너지환경일보
  • 등록번호 : 서울 다 07637 / 서울 아 00215
  • 등록일 : 2006-06-14
  • 발행일 : 2006-06-14
  • 발행인 : 이재욱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2news.com
ND소프트